기준따라 운명예측 달라질수 있어… 역리학자 이상엽씨 “동지로 잡아야”
이 씨가 연주 바로잡기에 나선 것은 2001년. 연주는 24절기를 기본으로 육십갑자로 표현되는 운명학의 달력인 절월력(節月曆)상 한 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연주를 기준으로 개인의 사주(四柱·생년월일시)가 정해진다. 그런데 당시 국내 역리학계의 대부분은 연주를 입춘(立春)으로, 일부는 동지(冬至)로 삼고 있었다. 운명학이 자체 타당성 여부를 떠나 구조적으로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동지와 입춘은 통상 45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연주 기준에 따라 통계상 인구의 11.5%(한국의 경우 580만 명)의 운세가 뒤바뀔 수 있다”며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1925년 11월 23일생(음력)이고 그해 동지가 11월 7일이었기 때문에 동지를 기준으로 하면 병인(丙寅)생으로 정치인인 운세지만 입춘을 기준으로 하면 을축(乙丑)생으로 막일을 할 운명이었다”고 주장했다.
“동지를 연주로 삼은 문헌적 근거는 ‘주역’과 ‘맹자’ ‘황제내경영추’ 등 고전과 전문역서 등에 있다. 대만에서도 이런 자각을 바탕으로 1960년대부터 연주를 동지로 삼아 운명학에 적용하고 있다.”
역리학계의 연주 논쟁은 동아일보(2006년 12월 23일자 사회면)에 ‘점 헛봤다?’라는 제목으로 실리기도 했다. 이 씨는 “기존의 역리학회 운영진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역술인이 동지를 연주로 삼아 운세를 보기 시작했고 컴퓨터 사주도 상당수가 프로그램에 동지를 연주로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