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기술위원장. 스포츠동아DB
■ 차기 감독선임에 앞서 기술위가 고려해야 할 2가지
외국인? 단기간에 경기력 올릴 능력 중요
내국인?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 뚝심 필요
기술위원회, 오늘 감독 선임 관련 첫 회의
새로 구성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3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회의를 갖는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7명의 기술위원들은 1박2일간 차기 축구대표팀을 이끌 감독 적임자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 위원장은 총 30명(내국인 15명·외국인 15명)의 후보자 명단을 마련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참가했던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자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기술위에서 대략적인 방향 정도는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감독에게 맡기든,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든 기술위가 넘어할 산이 존재한다.
● 히딩크 이후 계속 실패했던 외국인 카드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놓은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연이어 외국인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지만 성공한 지도자는 없었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 조 본프레레 감독 모두 조기에 쓸쓸히 퇴장했다. 2006독일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영입했지만 대표팀은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어 핌 베어벡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2002한일월드컵과 2006독일월드컵에서 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낸 지한파였다. 그러나 베어벡 감독도 2006도하아시안게임과 2007아시안컵에서 목표했던 우승에 실패한 뒤 짐을 쌌다. 외국인 지도자 중 성공한 이는 히딩크 감독 한 명 뿐이다.
● 여론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내국인 카드
기술위가 내국인 감독으로 방향을 튼다면 무엇보다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 뚝심이 필요하다. 기술위는 차기 감독에게 최소한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까지 임기를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내 감독이 선임되면 아시안컵 결과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대회를 준비할 기간이 짧지만 내국인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브라질월드컵 때처럼 선수 선발 자체를 놓고도 거센 비난이 쏟아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기술위와 대한축구협회가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계약기간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축구협회는 최근까지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여론이 좋지 않아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감독을 교체가 경우가 잦았다. 협회와 기술위가 방패막이 역할을 해줘야만 내국인 감독이 안정적으로 대표팀을 이끌어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한국축구의 자산에 흠집을 낼 수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