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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최영훈]조전혁의 끝나지 않은 전쟁

입력 | 2014-07-26 03:00:00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전교조 소속 교사의 명단 공개를 강행했다. 앞서 법원은 명단을 공개하지 말라는 판결을 내렸다. 명단이 공개되자 그의 홈페이지에는 방문자들이 폭주해 서버는 한동안 마비 상태였다. 법원은 조 의원에게 계속 명단을 공개하면 하루 3000만 원씩 전교조에 배상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파산을 각오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러나 막대한 배상금의 위력 때문에 ‘조전혁의 난(亂)’은 나흘 만에 막을 내렸다.

▷그는 전교조 교사 8400명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해 패소한 뒤 재산을 압류당했다. 국회의원 때는 세비를 전액 차압당했고, 명지대 교수 시절에도 월급의 절반을 압류당해 근근이 생활했다. 그는 비록 패소했지만 학부모와 학생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인 만큼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판사님의 자녀를 전교조 교사가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빨치산 추모제에 데려갔다면 판사님은 어떻게 하셨겠습니까”라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런 그가 대법원이 24일 그의 패소를 확정하자 승복하며 명지대 교수직까지 미련 없이 내던졌다. 사퇴 이유를 묻자 “대한민국의 지식인으로서 확정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법원의 판결을 부정했던 4년 전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법을 이용만 하지 말고 법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며 전교조를 겨냥했다. 전교조가 법원의 법외(法外) 노조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경기도교육감선거에 출마했으나 119만 표, 2위로 낙선했다. 전교조는 그가 다음 달 돌려받을 선거보전비용(39억여 원) 중 11억여 원을 압류해 놓은 상태다. 그는 27일 선거비용을 빌려준 지인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교수도 그만뒀으니 강연과 기고, 방송 출연을 하면서 받는 돈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전교조와의 전투에서 패배한 ‘투사 조전혁’이 한국 교육의 미래를 위한 전쟁에서는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최영훈 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