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정형외과병원
허리가 휜 노인의 척추 모형. 동아일보DB
신규철 원장
척추 불안정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단순 감압술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척추의 불안정성은 척추가 퇴행하면서 디스크가 닳거나 척추 뒤 관절의 노화로 척추 뼈를 정상적으로 지지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고도의 전방전위증 환자의 경우 전위가 클수록 요통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의 불안정성에 대한 진단은 허리를 앞으로 구부린 상태, 정상적으로 허리를 편 상태, 허리를 뒤로 완전히 젖힌 상태에서 척추의 측면 X선 사진을 찍어 서로 비교하면서 허리뼈가 과도하게 움직이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척추유합술은 단순 감압술이나 단순 디스크 제거술만으로는 눌린 신경이 충분히 풀어지지 않거나, 감압술 후에 위아래의 척추가 불안정해질 경우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척추유합술은 척추 중앙부를 10cm 이상 절개해야 하는 등 수술 부위가 크다. 이 때문에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 출혈이 많을 수 있고 수술 후 통증이 클 수 있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이런 척추유합술도 정상 조직에 대한 침범을 최소화함으로써 환자의 체력적인 부담과 통증을 최소화하고, 회복 기간 또한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투시 X선과 첨단 화면표시장치를 이용한 경피적 척추유합술이 개발돼 환자들의 수술 부담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 경피적 척추유합술이란 수혈이 필요 없는 간편한 치료법으로 기존 수술법의 20% 정도인 1, 2cm 정도만 절개하고 미세 현미경 등의 장비를 통해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한 뒤 척추 뼈를 고정시켜 주는 시술법이다. 간편 유합술은 상처 부위가 작기 때문에 출혈이나 근육 손상도 적어 환자의 회복 기간이 크게 단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