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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선 경축식 박수… 밖엔 유족들 절규

입력 | 2014-07-18 03:00:00

[변하지 않는 국회]제헌절 국회의 두 모습





제66주년 제헌절 기념식을 앞둔 17일 오전 9시 국회 본관 앞에선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이 나흘째 이어졌다. 같은 시간 정의화 국회의장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관 1층 전면 입구를 국민에게 개방하기 위해 새로 만든 안내실 개소식 테이프 커팅식에 참석했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절규가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열린 국회’를 만들겠다며 박수를 치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된 것. 이날 시위를 벌이던 한 유가족은 제헌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로 들어서는 귀빈들을 향해 ‘세월호특별법 제정하라’고 적힌 피켓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이날 제헌절 행사는 KBS 열린음악회 취소 등 규모가 대폭 축소돼 열렸다. 국회 본관에서 열린 제헌절 기념식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된 김민숙 명창의 공연 도중 유가족들이 정 의장에게 항의해 공연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정 의장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제 일어서야 한다. 일어서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새로운 가치관과 새로운 기풍의 건강한 나라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이 수많은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이며, 그 넋을 진정으로 달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별로 공감하지 않는 듯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이채린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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