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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지혜]논란 많은 공매도, 주식시장에 해롭기만 할까?

입력 | 2014-07-04 03:00:00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9개 투자은행의 공매도를 금지했다. 당시 우리나라 금융위원회도 주식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여러 나라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이전까지만 해도 다소 생소했던 공매도라는 용어가 이제는 그다지 낯설지 않게 통용되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서 미리 매도한 후 실제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 그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방식의 거래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는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공매도 세력 때문에 정상적인 운용이 어렵다는 경영자들도 있고 작년 금융주에대해 공매도를 허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매도는 실제로 주식시장에 해롭기만 할까?

에케 부머 싱가포르경영대 교수는 동료 교수와 함께 공매도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공매도 영향에 대한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주로 월별 자료가 사용된 데 반해 이 연구에서는 일별 자료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부머 교수는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행해진 일별 공매도 거래를 관찰했다. 그 결과 공매도 거래가 가격의 정보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공매도는 주가가 좀 더 빠르게 적정 수준을 찾아가도록 하며 공매도가 활발한 기업 주가는 정보를 좀 더 빨리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발한 공매도는 공시 이후에도 주가가 계속 출렁이는, 이른바 주가 표류 현상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냈다.

이 연구는 공매도가 가진 순기능을 잘 보여준다. 공매도 거래가 적정 주가 형성에 기여하는 정도가 기관투자가와 비슷하며 재무분석가보다 3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와 같은 실증 결과들은 기업 재무분석 능력의 한계가 지적되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공매도가 활성화된다면 정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정석윤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