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쉬. 사진제공|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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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앨범 ‘크러시 온 유’ 정통 흑인음악·대중성에 가요계 시선집중
‘조금 이따 샤워해’ 등 프로듀스·피처링 참여 곡마다 ‘음원차트 1위’
요즘 가요계 가장 핫한 신인을 꼽으라면 단연 크러쉬(신효섭·22)다. 직접 만드는 신선한 음악과 세련된 무대매너, 깔끔한 외모를 갖춘 그를 힙합팬은 물론 가요계도 주목한다.
데뷔앨범 ‘크러시 온 유’는 발표와 동시에 타이틀곡 ‘허그 미’가 지니뮤직, 엠넷닷컴 등 주요 차트 10위권에 오른 것을 비롯해 수록곡 전 곡이 순위에 들었다. ‘반하다’(Crush)는 이름값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에 앞서 그가 프로듀스하거나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한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 자이언티의 ‘뻔한 멜로디’, 슈프림팀의 ‘그대로 있어도 돼’, 로꼬의 ‘감아’는 모두 음원차트 1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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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 가요계가 크러쉬를 주목하는 것은 물론 음악 때문이다. 크러쉬는 ‘뽕끼’를 접목한 한국형 힙합이 아니라 1960∼70년대 미국 솔 음악에 가까운 정통 흑인음악을 추구한다. 폭넓은 흑인음악의 스펙트럼, 여기에 담긴 적절한 대중성은 친근함으로 다가왔다. 동료 뮤지션들의 협업 욕구도 자극했다. 그래서 누군가는 ‘한국 R&B 힙합의 미래’라고 말한다.
‘크러시 온 유’는 이런 크러쉬의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한다. ‘올드 앤 뉴’란 주제에 맞춰 힙합·R&B·네오솔·뉴잭스윙·투스텝·디스코·퓨전재즈 등 여러 시대의 흑인음악을 동시에 구현한 이번 앨범에는 스티비 원더의 펑키와 마빈 게이의 섹시한 감성이 있고, 마이클 잭슨에 대한 오마주도 있다. 수록곡 11곡의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아 프로듀싱 능력도 과시했다. 밴드 협업, 오케스트라 편곡 등은 듣는 재미를 준다.
천편일률적인 사랑 이야기에서 탈피한 노랫말도 인상적이다.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며 ‘밥맛’이라 독설(‘밥맛이야’)하고, 저녁 놀 물든 한강의 밤하늘을 찬미하는 서정적인 분위기도 연출(‘프라이데이야’)하며, 클럽 속 아찔한 사랑을 끈적끈적한 슬로우잼 음악(‘눈이 마주친 순간’)으로 풀어낸다. 다양한 장르와 감성은 크러쉬의 다재다능함을 증명한다.
“한국 힙합이 가요와 결합하면서 흑인음악의 오리지널리티가 배제되는 부분이 아쉬웠다. 그래서 난 그걸 살리고 싶었다. 한국적인 감성을 담으면서 음악의 본질에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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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해놓은 곡들이 상당히 많다”는 크러쉬는 가수이자 프로듀서로서 “계속 새로운 걸 시도하려 노력하고, 더 좋은 음악으로” 꾸준히 활동한다는 각오다.
“대중에 비치는 내 모습이 ‘항상 노력하는 뮤지션’이었으면 좋겠다. 아티스트는 유행을 좇기보다 유행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음악으로, 문화를 이끌어가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