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BS
■ ‘정도전’이 남긴 것
박영규 등 역사인물에 새 생명
리더·정치에 관한 담론 제시도
최근 몇 년 사이 대하사극은 안방극장에서 ‘퇴물’ 취급을 받아왔다. 많은 제작비에 비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고, 편수도 줄었다. ‘용의 눈물’, ‘태조왕건’, ‘대조영’ 등이 이룬 정통사극의 전성기는 옛 이야기인 듯했다.
‘사극계 어벤저스’라 불리는 명품 배우들의 활약은 ‘정도전’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특히 박영규는 이인임이란 ‘무명’에 가까운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리며 정도전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최영 역의 서인석, 이성계 역의 유동근, 이방원 역의 안재모, 정몽주 역의 임호 등은 물론이고 김명수(공민왕), 선동혁(이지란), 이광기(하륜), 이대호(남은) 등 조연들도 무게감을 더하며 연기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새로운 시대상을 원하는 대중의 열망이 더해지면서 ‘정도전’은 더욱 힘을 얻기 시작했다. 정도전 열풍은 정치와 민심을 읽을 줄 아는 리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졌고, 서민을 위한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는 데 일조했다.
이는 관련 서적들의 잇단 출간으로도 이어졌다. ‘정도전’이 방영된 1월부터 현재까지 서점가에는 정도전을 다룬 서적이 20여권 나와 있고 이성계나 이방원에 관한 인물 서적 판매 역시 급증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