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사회부
조사 결과 발표를 한 달여 앞둔 요즘 이 병원의 위치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외곽에 위치해 울산 근로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특정 대학 캠퍼스 내에 위치해 특혜 의혹이 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 인사들도 이같이 주장했다. 일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산재 모병원은 일반 산재병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산재 모병원은 대구 인천 경남 등 전국 10개 산재병원의 총본부 역할을 한다. 산재의 주요 상병(傷病)에 대한 진단과 치료기법을 개발 보급하고, 산재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는 상급 종합병원이다. 이 때문에 전국에서 접근성이 뛰어나야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다. KTX 울산역과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10여 분 떨어져 있는 UNIST 캠퍼스가 적지로 선정된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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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해마다 9만 명가량의 산업재해 환자가 발생한다. 이 가운데 4만여 명은 신체장애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산재병원이나 산재 지정병원은 재활이나 중증 장기요양 환자 중심으로 치료가 이뤄져 수술 등 급성·중증 외상 진료 기능은 취약하다. 산재 모병원 개원이 시급한 이유다. 산재 모병원이 울산에 건립될 경우 생산유발효과가 3652억 원, 고용창출 효과는 3782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시와 정치권이 손잡고 어렵게 울산에 유치한 국립 산재 모병원이 입지 논란으로 만약 ‘울산 건립 재검토’ 방침을 정부가 정한다면 울산만 손해다. 산재 모병원 입지 논란을 접고 조기 개원을 위해 울산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아닐까.
정재락·사회부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