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오염지에 건물 지으려던 부영, 시민단체 설득에 정화비 130억 부담 대학서 검증→전문가 감수로 가닥 “환경보전-기업이미지 제고로 상생”
‘임대아파트 건설업계의 강자’로 꼽히는 ㈜부영이 오염된 공장 터에 아파트 건립을 강행하려다 9년 만에 토양을 정화한 뒤 건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정쩡하게 해답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압박과 설득이 주효한 것이다. 지역 주민과 상생하지 않고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판단이 ‘사회적 합의’를 가능하게 했다.
○ 부영이 토양 정화비 전액 부담
경남 창원시는 “마산합포구 월영동 옛 한국철강 마산공장 용지의 오염토 정화작업을 이달 말에 시작해 10월 말경에 끝낼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이에 앞서 창원시는 ‘옛 한국철강 터 토양오염 정화사업 관련 민간환경협의회’가 낸 정화 계획을 최근 승인했다. 토양 정화를 위한 행정 절차가 끝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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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작업 시작과 함께 동의대, 신라대, 울산과학대 등 3개 대학이 정화 과정을 검증하고 민간협의회의 전문가들은 검증기관의 검증 활동 내용을 감수한다. 또 현장에는 모니터 요원을 상시 배치한다. 부영은 정화작업이 마무리되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계획이다.
○ 민간협의회 활동 ‘결실’
부영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 2003년 5월 한국철강㈜으로부터 이 땅을 1600억 원에 샀다. 이후 토양이 중금속에 오염된 사실이 드러났고, 지역 사회에서는 “건축에 앞서 토양을 정화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부영과 한국철강은 정화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 몇 년 동안 법정다툼을 벌였다. 결국 지난해 11월 5일 환경단체, 지방의원, 전문가 그리고 부영이 참여하는 민간환경협의회가 출범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협의회에는 당시 박종훈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현 경남도교육감 당선인)과 임희자 환경연합 사무국장,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 석영철 통합진보당 경남도의원, 이옥선 정쌍학 시의원, 김종민 부영대표, 이정민 동의대 교수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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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자 사무국장은 “시민의 안전을 우선에 둔 민간의 사회적 합의로 해법을 찾은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정화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부영과 함께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