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러시아전 필승카드 양날개
이그나셰비치와 베레주츠키는 러시아의 막강한 수비성을 쌓아올린 중앙 수비수들이다. 둘은 브라질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10경기에서 5골만 내주며 러시아의 그물 수비를 이끌었다. 측면 수비수인 드미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 알렉세이 코즐로프(디나모 모스크바)도 수비력이 쓸 만하지만 두 중앙 수비수에 비해서는 경험이 떨어진다. 이그나셰비치와 베레주츠키는 각각 A매치 98, 78경기를 뛴 베테랑 수비수다. 이 둘이 지키는 러시아 진영의 가운데를 뚫기는 쉽지 않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러시아의 측면을 공략하는 카드를 택했다. 대표팀은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때부터 측면 공격을 수도 없이 연습했다. 수비 진영부터 사이드라인을 따라 상대 진영 골라인까지 간결한 패스로 밀고 올라가는 과정을 반복했다.
홍 감독이 측면 공격 카드를 꺼내든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러시아의 강한 역습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중앙 공격에 비해 측면 공격이 상대에게 빠른 역습을 허용할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브라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넣은 20골 중 5골을 빠른 역습을 통해 만들었을 만큼 카운터 어택이 좋은 팀이다.
수비력이 막강한 러시아이지만 빈틈은 있다. 러시아는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약점을 보였다. 유럽 지역예선에서 내준 5골 중 3골이 후반 30분 이후에 몰려 있다. 35세인 이그나셰비치도 후반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홍 감독이 “전반을 실점 없이 마친다면 후반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러시아의 이런 막판 체력 저하를 노리고 하는 얘기다. 대표팀의 포백 수비라인이 ‘알렉산드르’ 3인방으로 불리는 러시아 공격수들을 전반에 잘 묶는다면 후반에 힘이 빠지는 북극곰의 골망을 흔들 수도 있다. 4-3-3 포메이션을 주로 쓰는 러시아의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와 코코린,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일반적으로 키플레이어로 거론되는 선수들이다.
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