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미나토 구에 새로 건설된 ‘도라노몬힐스’ 전경. 아사히신문 제공
도는 2002년 도쿄 도심에 원형으로 나 있는 도로인 환상(環狀)2호선 인근을 민관 합동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민간 참여자를 모집했다. 대형 부동산회사인 모리빌딩의 모리 미노루(森稔·2012년 사망) 사장은 ‘물건이다’라고 직감했다. 모리빌딩이 설계, 건설을 맡아 지분 87%를 받는 조건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도는 땅을 제공했다.
모리 사장은 건물 완성 때까지 온갖 변경을 해 완성도를 높이는 인물로 유명하다. 2003년 완공한 ‘롯폰기(六本木)힐스’는 이미 설치한 에스컬레이터의 장소와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공사하기도 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는 도라노몬힐스의 높이를 247m로 맞추라고도 지시했다. 도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미드타운(248m)보다 1m 낮게 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만약 도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지으면 ‘민간 돈을 끌어들여 도쿄 최고(最高) 건물을 지었다’는 세간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도는 11일 도라노몬힐스 관련 자료를 내면서 안테나 높이를 빼고 헬기 착륙장을 최고 기준으로 해 247m라고 발표했다. 모리 씨가 자신의 마음대로 짓지 못한 처음이자 마지막 건물이 된 것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