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쭉한 야자나무 잎사귀 모양… 사실은 종려 아닌 대추야자 잎
프랑스 칸 영화제의 으뜸상인 황금종려상의 ‘종려’는 어떤 나무를 지칭하는 걸까. 이름만 보면 중국 쓰촨성 일대에서 자라는 나무 종려(아래)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성경에서 종려로 번역된 대추야자나무일 가능성이 높다(위). 동아일보DB
야자나무 잎이 가로로 누운 프랑스 칸 영화제 로고.
문제는 황금종려상의 ‘종려(棕櫚)’라는 호칭에 있다. 종려(lady palm)는 중국 쓰촨 성 일대에서 주로 자라는 나무로 잎이 부채꼴로 생겼다. 하지만 칸 영화제 로고 속 잎사귀는 길쭉한 야자(coconut palm)나무 잎의 형태다. 잎사귀 형태만 보면 일본 규슈 원산의 왜종려(windmill palm)에 더 가깝다.
이 나무들은 서양에서 모두 ‘팜 트리(palm tree)’로 분류된다. 세계적으로 2600종이나 되는 이 나무는 ‘생명의 나무’로도 불린다(2011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테런스 멜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였다). 무인도에 떨어져도 이 나무만 있으면 열매를 먹고 줄기와 가지, 잎으로 거처를 마련할 수 있다. 한자문화권서 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아열대 지역의 종려, 열대 지역의 야자를 혼용했다. 실제 국내 식물분류서를 찾아보면 종려목 또는 야자목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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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