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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준 통과땐 기자출신 첫 총리

입력 | 2014-06-11 03:00:00

[내각 개편/총리후보 문창극]
朴대통령, 언론인출신 발탁 배경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회의 인준 과정을 통과하면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기자 출신 총리가 된다.

언론사 출신 총리는 과거에 있었다. 동아일보 사장 출신으로 1963년 12월 3공화국 초대 국무총리에 임명된 최두선 전 총리다. 그러나 최 전 총리는 기자를 하지는 않았다. 2002년 8월 김대중 정부는 장대환 당시 매일경제신문사 사장을 총리로 내정했지만 국회 인준 투표에서 부결돼 임명되지는 못했다.

문 후보자의 내정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용인술을 벤치마킹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이었던 최 전 총리를 내각 초대 총리로 임명해 불리한 언론환경을 타개하려 한 것을 염두에 둔 분석들이다.

최 전 총리가 동아일보 사장 재임 때 동아일보는 1961년 5·16군사정변 다음 날 “윤보선 대통령이 ‘혁명정부는 민간에게 속히 정권을 넘겨줘야 한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민정 이양’을 약속했던 박 전 대통령이 집권 이듬해 군정 연장 발언을 하자 이 역시 혹독하게 비판했다. 1962년 10월 대선 때도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다뤘다.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동아일보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지만 최 전 총리의 기백을 높이 샀고 총리로 발탁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1년 4월 ‘박근혜, 왜 MB권력을 훼손하려 하는가’라는 내용으로 박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칼럼을 썼던 일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가 박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편에 서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적으로는 친여 성향에 가깝다는 것이다. 야권은 문 후보자가 중앙일보 논설실장 등을 역임할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전신)에 비판적이고 상대적으로 현재 여당에 우호적인 칼럼을 많이 썼다고 보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수도권 재선 의원은 “우리가 볼 때 문 후보자가 균형감각을 갖춘 언론인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박 대통령이 아버지처럼 정치적 반대자를 폭넓게 아우르는 용인술을 따라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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