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매뉴라이프’서 시즌 첫 승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1년 만에 ‘퀸비’ 자리를 되찾았다. 박인비는 9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첫 승이자 LPGA 통산 10승을 기록했다. 박인비의 우승은 지난해 6월 US여자오픈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59주 만에 2위로 내려앉은 박인비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워털루에 있는 사일로 골프장(파71·6330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최종 합계 23언더파 261타를 적어냈다. 박인비는 전날 3라운드까지 펑산산(25·중국)에게 두 타 뒤진 채 이날 마지막 4라운드를 시작했지만 보기 없이 버디 10개로 10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이날 박인비가 작성한 10언더파는 박희영(27·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3라운드에서 세웠던 코스 레코드와 같은 기록이다.
승리 열쇠는 역시 퍼트. 박인비는 14번홀(파4)에서 12m 안팎의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스스로도 놀란 듯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라운딩을 같이한 펑산산은 “마치 퍼터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가 달린 것 같다. 마법을 부리는 거냐”며 박인비에게 농담을 건넸다. 이날 박인비의 퍼트 수는 펑산산보다 10개 적은 25개였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27개로 1위. 이번 대회에서 퍼터를 108번만 사용했다. 홀 크기가 108mm여서 백팔번뇌에 빠진다는 골프에서 박인비가 퍼팅 고민을 해결하며 자신감도 되찾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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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는 우승 후 “지난 시즌 이후 주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압박감을 느끼고 조급해진 게 사실이었는데 US여자오픈 직전에 우승해 자신감을 얻었다”며 “더 열심히 해 최대한 빨리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황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