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수석 회동서 대화 조건 못박아… 4월 “조건 유연하게”보다 강경해져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가 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뒤 6자회담 재개 조건과 관련해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북한과 대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미 국무부 청사에서 회동한 뒤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의 책임은 한국과 미국이 아니라 북한에 있다”는 점에 뜻을 같이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이날 전했다.
이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면 한미가 대화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해 왔던 ‘비핵화 사전조치’ 등에 유연성을 가지고 논의할 수 있다”는 올해 4월 7일 한미 회동 당시의 발언보다 강경해진 것이다.
광고 로드중
이 당국자는 “북한이 헌법에 핵 보유를 명시한 상황에서 북한과 주변국이 비핵화 대화를 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6자회담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지금 상태에서는 열 수 없다는 것”이라고 답한 뒤 “북한이 비핵화 진정성만 있다면 얼마나 할 것이 많겠는가. 수백 가지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헌법에서 핵 보유 조항을 빼는 것이 대화 재개의 전제 조건은 아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한다면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최근까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사전조치의 기준으로 거론돼 왔던 핵실험 중단 및 핵 사찰단 복귀 등 ‘2·29합의+α’는 “지금은 유용하지 않다”고도 했다.
이 당국자는 ‘대화 재개 조건의 문턱을 낮추라’는 중국 측의 요구에는 “중국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최근 북-일 양국의 납치자 재조사 합의에 대해 한미 양국은 “일본의 대북 제재 해제는 비핵화와 연관된 것이므로 투명성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