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윤규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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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2승 2홀드 3세이브 방어율 3.50
만년 기대주 꼬리표 떼고 한화 불펜 핵으로
한화 윤규진(30)은 올해 ‘풀타임 시즌’을 지상과제로 삼았다. 자칫 너무 패기 없는 목표로 보일 수도 있다. 속사정을 들어 보면 그렇지 않다. 2003년 데뷔한 윤규진은 시즌 내내 한 번도 2군에 가지 않고 1군에서 던지는 경험을 아직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늘 ‘공이 빠른 오른손 기대주’가 그의 꼬리표였다. 그러나 올해는 윤규진의 야구인생에 기념비적인 이정표가 생길 듯하다. 윤규진 없는 한화 불펜은 더 이상 상상할 수 없어서다.
윤규진은 올 시즌 2승 2홀드 3세이브 방어율 3.50을 기록하고 있다. 17경기에 나와 36이닝을 던졌다. ‘특급 칭찬’을 받을 만한 기록은 아닐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펜투수가 얼마나 긴박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얼마나 절박한 승리를 지켜냈는지는 숫자 안에 다 담기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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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아직 ‘우리 팀 소방수는 윤규진’이라고 못 박을 상황은 아니지만, 불펜에서 절대 없어서는 안 될 투수인 것은 분명하다”며 “투구수와 이닝수, 등판간격만 잘 조절해주면 충분히 지금보다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한화 불펜 사정상 윤규진이 경기당 2~3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일이 잦았지만, 앞으로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기용하고 싶다는 의지다. 정작 윤규진은 “팀에서 원한다면 내 역할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한 번 많이 던지고 나면 코치님께서 며칠 쉬게 해주시기 때문에 몸 상태도 괜찮다”며 웃기만 했다.
오히려 그는 요즘 마운드에 오르는 게 무척 즐겁다. “예전에는 그냥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지는 데에만 급급했다. 등판할 때마다 긴장도 많이 됐다”고 털어 놓더니, “지금은 어느 정도 마운드에서 여유를 찾았다. 그게 가장 기쁘고, 올해 많이 좋아진 비결인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