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고양종합터미널… 1, 2층 뚫린 구조가 ‘굴뚝’ 역할

입력 | 2014-05-27 03:00:00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인명피해 왜 컸나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에서 질식에 의한 인명피해가 컸던 것은 지상 1, 2층이 막힘없이 뚫려 있는 구조여서 연기가 순식간에 지상 2층까지 퍼졌기 때문이다.

서은석 일산소방서장은 “지하에서 올라온 연기가 수직 상승하면서 에스컬레이터 통로 등으로 빠르게 지상으로 올라왔고, 1층과 2층이 사실상 뚫려 있는 구조다 보니 (연기가 모여든) 2층의 피해가 심했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도 연기가 급속도로 퍼졌다고 한결같이 증언했다. 사고 당시 지하 2층에 있었던 조모 씨(25·여)는 “9시 10분부터 연기가 ‘훅’ 퍼지듯 들어오더니 순식간에 들어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문가들도 연기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터미널의 구조가 인명피해를 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규출 동원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연기는 수평 방향보다 수직 방향으로 훨씬 빠르게 퍼진다”며 “이를 ‘굴뚝 효과’라고 하는데 거의 초당 5m의 속도로 퍼지면 뚫려 있는 1층을 넘어 2층까지 2, 3초면 연기가 다다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1층에서 발생한 유독가스를 막을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사망자 7명 중 6명이 지상(2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미루어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화재로 발생한 연기에는 일산화탄소는 물론이고 염화수소(HCI) 같은 염소계 유독가스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석동 한국소방공사 대표는 “유독가스가 발생했다면 단 5분도 사람에겐 치명적이다. 최소 3∼5번의 호흡으로 쇼크가 오게 된다”고 말했다.

고양=임현석 기자 ihs@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