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작년 의정 조사 경남도의회 1인당 年 0.42건 꼴찌… 17개 광역의회중 7곳은 1건미만 목재회사 대표가 건설위 활동… 상임위 직무관련 겸직자도 상당수
시도의회 의정활동 조사
지방의회 의원 1명이 1년 동안 발의한 조례가 평균 1건뿐인 것으로 나타나 지방의회의 생산성이 ‘낙제점’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의원들은 의회에 출석하는 대가로 하루에 약 40만 원의 의정활동비를 챙기고 있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7개 시도의회 의원 855명이 총 904건의 조례를 발의했다. 의원 1명당 조례 발의 건수는 평균 1.06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기초의회도 의원 1명당 조례 발의 건수가 0.92건으로 부실했다. 여러 의원이 하나의 조례를 공동 발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1년 내내 조례 1건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이 상당수였던 셈이다.
시도의회별 1명당 조례 발의 건수는 편차가 컸다. 세종시의회는 지난해 의원 15명이 60건을 발의한 반면 경남도의회는 59명이 1년 동안 25건의 조례를 발의하는 데 그쳤다. 1명당 0.42건으로 17개 시도의회 중 최하위였다. 17개 시도의회 중 서울 부산 전북 경기 대구 강원 등 7곳은 의원 1명당 발의 건수가 1건이 안 됐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상위법령 위반 가능성이 있어 단체장이 대법원에 제소한 광역·기초의회 조례는 지난해 9건이 있었다. 제주도의회 ‘풍력발전지구 조례’, 서울 서초구의회 ‘장학재단 설립 조례’ 등은 “조례가 법률이 보장하는 단체장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충남 천안시의회 ‘원도심상권 조례’, 경북 울진군의회 ‘공공요금 지원조례’ 등은 “지방재정법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각각 제소됐다.
조례를 만드는 데는 소홀하면서도 시도의원들의 급여는 연간 4200만∼6250만 원이나 됐다. 의회 개회 일수(110∼141일)로만 따졌을 때 시도의원의 경우 하루 평균 42만5000원의 의정활동비(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2012년 대비 자신들의 보수를 인상한 시도의회는 제주(10%) 전남(7%) 등 9개나 됐다.
지역 교육계 법조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추천하는 인사로 구성된 의정비 심의위원회의 회의 내용 공개도 미온적이었다. 대전시의회는 회의 직후 회의록을 공개했지만 최근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삭제한 상태다. 전남도의회는 3차례에 걸쳐 5시간 10분 동안 열린 회의의 회의록을 8쪽으로 축약해 공개했다. 특히 의원 급여를 인상한 9개 시도의회 중 보수 인상에 대한 시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지방자치법은 의원들의 소관 상임위 직무와 관련된 영리행위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바른사회’에 따르면 건설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목재회사 대표로 일하고 있거나(서울시의회), 농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하면서 수산업체의 대표를 겸직하는(경남도의회) 사례가 있었다. 목재회사 대표인 해당 의원은 “소규모 동네 업체로 의정비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워 운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