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기 정구대회 출전… 캄보디아 팍트라 - 밍쳉 선수
제92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자 고등부 복식에 출전한 캄보디아의 눙 밍쳉(왼쪽)과 팍 팍트라. 문경=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라켓을 잡은 지 1년 남짓 된 이들은 제천고와의 1회전에서 1점만을 따내며 0-4로 완패했다. 가까스로 ‘영봉패’는 면했지만 결과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들은 방과 후 1주일에 3번 하루 3시간씩 라켓을 휘두르고 있다. 캄보디아 정구 등록 선수는 25명 정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00달러 안팎인 최빈국 캄보디아에서 훈련 환경은 열악하다. 학비와 식비 등을 합해 한 달에 10달러 정도면 다닐 수 있는 학교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사연을 접한 NH농협은행 정구부는 매달 후원금을 보내주기로 했다. 문경시청 주인식 감독도 용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캄보디아에 정구가 처음 보급된 것은 2011년. 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대한정구협회는 선교사 김건중 씨(56)를 통해 라켓과 공 등 정구 용품을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동남아 순회 감독으로 일하던 최종률 씨가 캄보디아를 방문해 지도에 나섰다. 밍쳉은 “캄보디아에서 한국 드라마와 가수의 인기가 아주 높다. 특히 투애니원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팍트라는 “서울의 전자상가에서 중고 휴대전화를 장만하고 싶다”고 했다. 그들 역시 한국의 10대처럼 연예인과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