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4주년 반쪽 기념식… DJ-盧 정부땐 참석자 모두 제창 2009년부터 합창단 노래로 대체… 새정치聯도 정부행사 참석 않기로
김종률 씨가 1982년 작곡한 ‘임을 위한 행진곡’ 원본 악보. 김 씨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아카이브)이 문을 열면 원본 악보를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 때 희생된 윤상원 씨(당시 30세)와 1978년 노동운동을 하다 숨진 박기순 씨(당시 23세)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곡이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당시 전남대 학생이었던 김종률 씨(56·제이알미디어 대표)가 곡을 쓰고 소설가 황석영 씨가 백기완 씨의 시 ‘묏비나리’를 빌려 가사를 만들었다. 그 후 이 노래는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됐고 1980년대 민주화운동세대의 정서를 대변하는 곡으로 자리 잡았다.
‘임을 위한…’은 그동안 5·18 기념식에서 꾸준히 불려왔다.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승격된 뒤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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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의 작곡가 김종률 씨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노래는 그동안 5·18을 상징하는 곡이었다. 군부 정권의 탄압에도 끈질기게 불려왔던 노래를 정부는 무엇이 두려워 막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의 제창을 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정부 주관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그 대신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별도의 참배 행사를 열기로 했다.
광주=정승호 shjund@donga.com / 배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