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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뱃길 열어주오” 인근 섬마을 속앓이

입력 | 2014-05-12 03:00:00

[세월호 참사/유족 표정]
“진도와 생필품-수산물 거래 막혀” 대책본부에 선착장 개방 요구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고통을 이해하지만 3000여 주민의 삶에도 귀를 기울여 주세요.”

뱃길이 막힌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 인근 섬마을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사고 직후 진도 팽목항은 사고대책본부로 이용되면서 항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매일 8회 팽목항에서 조도 선착장을 오가던 여객선은 사고 직후 임시 선착장을 통해 2, 3회로 운행 횟수가 줄었다. 11일에는 강한 풍랑으로 아예 한 척의 배도 운항하지 못했다.

뱃길이 막히자 주민 이동과 물자 공급에 차질이 생겨 조도 주민들은 생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상조도 하조도 등 36개 섬 주민 3000여 명은 유일한 이동수단인 배를 통해 생필품을 조달하고 생산한 농수산물을 판매해 살아왔다. 활어 양식업을 하는 일부 주민은 세월호 침몰 이후 20여 일 동안 사료를 배달받지 못해 피해를 봤다.

상황이 악화되자 주민들의 불만도 극도로 커지고 있다. 조도면 율목이장 정순배 씨(50)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오늘(11일)까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며 “뱃길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14일 팽목항에 설치된 천막 일부를 강제로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현재 관련 지방자치단체 및 기관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자세한 답변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어민들의 민원이 접수된 이후 대책본부는 팽목항 선착장 주변 천막을 옮기는 등 후속 조치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근 섬 주민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생계를 내팽개치고 구조 및 수색 작업에 적극 참여해왔다. 사고 당일 정 씨 등 어민들은 어선 60여 척을 동원해 승객 60여 명을 구조했다. 조도 주민들은 현재까지 인근 해역에서 유실물 수거 및 오염방제 작업 등에 동참하고 있다. 지원 작업에 드는 수십만 원의 유류비까지 자비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피해 보상이 가능해졌지만 보상 규모와 내용 등은 아직 불확실하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관련 법령에 따른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아직 사고 수습 단계이기 때문에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진도=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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