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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안보 선물’ 안겼지만 TPP 빈손

입력 | 2014-04-26 03:00:00

美-日 정상회담 하루 지나 ‘지각 공동성명’
센카쿠-집단자위권 日 손들어줘… “TPP는 할일 남아” 압박 거세질듯




미국과 일본이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출발 직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초 전날 정상회담 직후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둘러싼 의견 차로 이례적으로 하루 늦게 발표된 것이다.

성명은 우선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명시해 미일동맹 균열을 봉합했다. 성명은 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했을 뿐 아니라 일본이 상임이사국에 포함되는 형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혁되기를 미국이 기대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센카쿠 열도에 대한 미국의 방어공약을 공동성명에 포함시키는 등 안전보장과 관련해 미국의 선물을 한 아름 받았다. 하지만 TPP 협상을 끝내 타결하지 못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갚아야 할 빚은 크게 늘어났다. 성명은 TPP와 관련해 “타결에는 아직 해야 할 작업이 남아 있다”고 적시했다. 결국 일본에 선물만 안긴 채 ‘빈손’으로 일본을 떠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길은 한층 무거워졌다.

하지만 미국의 완승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성명은 TPP에 대해 “중요한 과제에 대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았다. 이는 TPP의 초석이다”라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에 TPP 타결을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하고 있어 앞으로 미국이 “안보에서 원하는 것을 해줬으니 TPP에서 양보하라”라며 거칠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메이지(明治) 신궁을 방문해 에마(繪馬)라고 불리는 소원을 적는 목판에 영어로 “전 세계인이 정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하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같은 날 아베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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