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사장, 토지-주택 판매 독려… 고강도 개혁조치 뚝심있게 추진
이재영 LH 사장(왼쪽)이 지난달 24일 경남 진주시 사들로 진주혁신도시 내 LH 본사 사옥 건설현장을 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6월 사장 취임 이후 현장경영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LH 제공
특히 LH는 사업방식을 획기적으로 다각화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금융부채 축소를 올해의 주요 경영목표로 정하고 전사적인 활동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LH는 공사가 보유한 토지와 주택 등 재고자산 판매에 총력을 기울여 올 들어 3월 말까지 4조1245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판매한 재고자산 2조2000억 원어치의 약 2배, LH가 당초 계획한 1분기(1∼3월) 판매 목표(2조4416억 원)의 1.7배에 이르는 큰 성과다.
LH는 지난해 전사적으로 보유자산 매각을 시작해 한 해 동안 2012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한 22조1000억 원어치를 판매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LH가 지난해 초 설정한 판매목표 20조4000억 원의 108% 수준으로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LH는 올해에도 지난해의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해 기간별 판매실적을 평가해 이를 내부 평가에 반영하는 성과보상 체계를 새로 마련했다. 올해 판매목표는 당초 계획(17조8000억 원)보다 8000억 원 늘어난 18조6000억 원으로 설정했다.
LH는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경영혁신에 나서 공사가 이자를 부담하는 금융부채에 대한 부담을 현격하게 줄였다. 지난해 늘어난 LH의 금융부채는 1조8000억 원이다. 이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2009년 통합된 이후 2010부터 3년간 연평균 금융부채 증가분 10조 원의 약 20%에 불과하다. 이 기간에 증가한 금융부채 총액 28조8000억 원과 비교하면 6% 정도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지난해 금융부채 증가폭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LH는 내친김에 올해 금융부채의 절대 규모를 줄이는 목표를 처음으로 설정했다. LH의 금융부채는 그동안 줄곧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금융부채 총액은 2009년 말 75조1000억 원, 2010년 말 91조6000억 원, 2011년 말 97조8000억 원, 2012년 말 103조9000억 원, 2013년 말 105조7000억 원 등으로 매년 늘어났다. 그런데 올해는 LH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구 노력을 통해 금융부채 규모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정한 것이다. 이 사장은 “다양한 부채 축소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한다면 금융부채 절대 규모 축소도 해볼 만한 목표”라며 임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LH가 올 들어 경영성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고 있는 것은 이 사장이 취임한 이후 지속된 일련의 고강도 개혁조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H 경영정상화의 기본 방향도 명확하게 제시했다. 보유 자산의 총력판매, 민간의 창의와 자본을 활용한 사업방식 다각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부채를 줄여 나가고, 복리후생 개선 등 고강도 경영혁신으로 경영을 내실화해 LH 본연의 임무인 정부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H는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혁신 종합대책’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공기업 경영정상화 대책 추진에 따라 조직, 인사, 재무 등 경영 전반을 일대 쇄신하는 ‘LH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하면서 경영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거나 지나치게 까다로운 적용으로 국민 생활에 불편을 일으키는 불합리한 규정이나 지침 등의 규제를 대대적으로 개혁하는 것도 올해 LH의 역점 분야다.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각종 규제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LH 규제개혁 시스템’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으며 사장이 규제개혁을 직접 챙길 수 있는 핫라인도 개설했다.
LH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도 국민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LH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7만5000채를 임대해 저소득층의 부담을 연간 1조6000억 원가량 줄이는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