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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내 마음속 그곳]여수의 새 명물 1021석 대공연장, 남도예술의 요람으로

입력 | 2014-04-24 03:00:00

예울마루, 남해안 문화지형 바꾸다
GS칼텍스, 여수시민 위해 조성… 리허설룸까지 갖춘 특급 시설




GS칼텍스가 2012년 5월 개관한 ‘예울마루’는 동부권 문화예술의 산실이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앞다퉈 찾고 지역민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1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함께한 음악캠프가 너무 좋았어요. 레슨을 받고 협연도 하면서 연주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올 1월 전남 여수시 시전동 예울마루에서는 나흘간 의미 있는 캠프가 열렸다. GS칼텍스와 연세대가 여수지역 음악 영재 육성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연세대 음대 교수와 학생 28명으로 구성된 전문 강사진은 여수 영재오케스트라 단원 65명을 대상으로 마스터클래스, 개인 레슨, 이론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첼리스트가 꿈인 박지원(15·여도중 3년) 양은 “캠프 마지막 날 합동 연주회가 끝난 뒤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것을 보고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2 지난해 11월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는 서울 예술의전당과 예울마루 단 두 곳에서만 독주회를 가졌다. 우크라니아 출신인 리시차는 2007년 연주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는 경이적인 6000만 회 조회수를 기록한 유튜브 스타. 화려한 기술과 파워, 속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는 8장의 음반과 3개의 DVD를 발매하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연주자다. 당시 리시차가 클래식 인구가 많은 대구나 부산이 아닌 여수를 선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여수가 클래식 음악 도시로 자리매김한 것은 최첨단 공연시설을 갖춘 예울마루 덕분이다.

#3 예울마루는 2년 전부터 한국민족예술총연합(민예총) 예술인들과 함께 여수 지역아동센터 10곳에 악기를 제공하고 전문교사를 파견하는 등 매주 음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최한 ‘제2회 희망에너지콘서트’에선 음악교육을 받은 어린 연주자들이 직접 공연을 펼치며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예울마루는 지역 문화 향유권을 높이고 상생발전에 노력한 공로로 지난해 11월 ‘2013 메세나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한국메세나대상은 국내 문화예술 발전과 대중화에 공헌한 기업 및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남도 문화예술의 산실

GS칼텍스가 2012년 5월 개관한 ‘예울마루’가 남해안 문화예술 지형의 판도를 바꿔 나가고 있
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앞다퉈 예울마루를 찾는 등 전국투어 필수 코스로 부상했다. 그동안
문화예술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전남 동부권 주민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 예술가 육성 및 후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예울마루는 1021석의 대공연장과 302석의 소공연장, 기획전시장, 에너지홍보관, 전망시설, 야외무대, 잔디마당, 해안산책로 등을 갖춘 복합문화 예술공간이다. 예울마루는 ‘문화예술의 너울이 가득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
를 담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46년간 성장·발전의 터전이던 여수지역을 위해 기업 이익을 환원, 망마산 일대 70만 m² 터에 총 1100억 원을 들여 조성했다.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대공연장은 무대에서 객석 맨 뒷좌석까지 거리가 21m로 가까워 공연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고른 음향 전달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자인 정명훈 씨는 지난해 5월 연주회를 가진 뒤 “리허설룸까지 갖춰 완벽한 공연을 지원하는 최고의 공연시설”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까지 예울마루에서 열린 공연(254회)과 전시(18회)를 관람한 총 인원은 22만 명. 30만 명인 여수 시민 3명 중 2명이 예울마루에서 문화예술의 향기를 느낀 셈이다. 지난해 예울마루의 공연 일수는 총 102일로, 전국 문예회관 평균의 약 3.6배에 달한다. 품격 높은 공연을 보기 위해 가깝게는 순천이나 광양, 멀게는 서울까지 가야 했던 문화 불모지 여수가 전남 최
고의 문화예술 산실로 거듭난 것이다. 신병은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엽합회 여수지회장은 “예
울마루는 여수시민들의 자랑이자 자긍심”이라며 “시민들의 품격을 높여놓았다”고 말했다.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

예울마루는 대중성 있는 공연만 올리는 게 아니라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운영
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역 예술가를 적극 후원하고 지역의 문화소외 계층에 대해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첼리
스트 양성원을 필두로 연주자의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 음악 영재들에게 마스터클래스를 제공
하고 있다. ‘2012 독일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니스트 콩쿠르’에서 우승한 여수 출신 문지영양을 후원하고 있다. ‘멋진 관객이 되는 법’, ‘찾아가는 문화 강좌’ 등 공연·전시 관람 예절 교육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화 나눔’이다. 문화소외계층의 관람 지원을 위해 기획공연과 전시의 5∼10%를 ‘나눔’으로 채우고 있다. 지금까지 소외계층 7260명이 예울마루의 기획공연과 전시를 관람해 전체 관람인원의 10% 수준이나 된다. 지역예술가와 주민이 저렴하게 공연장과 전시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최첨단 음향·조명시설
및 전문 무대 기술 인력을 지원했던 창작 오페라 ‘귀향’은 ‘2012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창작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기획전시장도 문화예술 향유의 장이다. 전남 최초로 도슨트(전시안내원) 제도를 도입해 호평
을 받고 있다. 미술협회 회원들이 도슨트로 나서 작품 설명의 폭을 넓히고 있다. 기획전시회
마다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고 전시 오프닝 퍼포먼스, 포토존 운영으로 지역 전시문화
를 선도하고 있다.

예울마루는 GS칼텍스 사회공헌활동의 메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음톡톡’은 가정불
화, 따돌림 등으로 정서적으로 상처를 받은 아이들에게 미술, 무용, 연극, 음악 등 통합 예술
치료 프로그램. 현재 전국 13개 마음 톡톡 센터에서 1410명이 예술치료를 받고 있다. 예울마
루는 소극장, 전시실, 세미나실 등 시설을 마음톡톡 캠프 장소로 제공해 지금까지 6차례 738명이 다녀갔다. 이승필 예울마루 관장은 “희망, 행복, 힐링의 요람이라는 비전 아래 GS칼텍스의 사회공헌활동 모토인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을 실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예술문화 주유소이자 충전소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