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개막 앞두고 경쟁부문 진출 18편 발표
5월 14일 시작되는 칸영화제 개막작은 프랑스 올리비에 다한 감독이 연출하고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이다. 이 영화는 영화배우이자 모나코의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1929∼1982)의 생애를 담았다. 칸영화제 제공
올해 경쟁부문 진출작 18편의 면모는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이 중 프랑스 ‘누벨바그’(1950년대 말 젊은 영화인들이 시작한 프랑스 영화의 새로운 흐름)의 살아 있는 전설 장뤼크 고다르 감독(84)의 작품이 단연 화제다. 그는 ‘언어와의 이별’로 13년 만에 칸에 진출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에 대해 “요약하기 불가능한 시(詩) 같다”고 했다.
벨기에 출신 장피에르와 뤼크 다르덴 형제 감독은 1999년 ‘로제타’로 처음 칸에 진출한 이후 이번 진출작인 ‘두 개의 낮과 한 개의 밤’까지 여섯 번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다르덴 형제는 ‘로제타’와 2005년 ‘더 차일드’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두 번 받은 것을 포함해 진출할 때마다 상을 탔다.
칸영화제 공식 포스터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8과 1/2’의 한 장면을 이용해 만들었다. 칸영화제 제공
2012년 흑백 무성영화 ‘아티스트’로 아카데미상 5개 부문을 휩쓴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은 ‘더 서치’로 이번 축제에 참여한다. 할리우드 배우 토미 리 존스가 연출한 ‘더 홈스맨’, 칸의 단골손님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맵 투 더 스타스’, 진출작 가운데 최연소 감독의 작품인 그자비에 돌란(25)의 ‘마미’도 주목을 끈다.
아시아에서는 1997년 ‘수자쿠’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신인 감독상)을 탄 일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스틸 더 워터’, 2003년 ‘우작’으로 심사위원대상(2등 작품상)을 받은 터키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의 ‘윈터스 슬립’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영화는 2년 연속 경쟁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2월 베를린 영화제에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 본선에 진출한 이래 이번까지 4연속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에서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칸의 단골손님이었던 홍상수 김기덕 감독이 더 이상 새로운 자극을 주는 영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임권택 감독은 ‘취화선’(2002년) 이후 공백이 너무 길었다”고 말했다.
박덕호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사업센터장은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감독들이 차기 예술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수상 마일리지 제작 지원제도’(가칭)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