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를 산길을 덮어 맨발로 걸을 수 있게 만든 대전 계족산의 황톳길을 걷고 있다. 한 번 체험하고 나면 다시 찾게 되는 묘한 매력의 산길이다. (주)맥키스 제공.
조웅래 맥키스회장이 맨발로 계족산의 황톳길을 걷고 있다. 그는 매일 하루일과는 새벽에 황톳길 걷기로 시작한다.
산길을 신발 없이 걷다보니 힘도 들고 발바닥도 아팠다. 그런데 뜻밖의 체험을 하게 됐다. 그날 저녁에 오랜만에 숙면을 취한 것이다. 하체가 따뜻해지면서 머리도 맑아졌다. 그래서 맨발걷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사람들이 계족산을 아예 맨발로 걷는 게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산길의 절반을 황토로 덮겠다는 계획은 그렇게 해서 나왔다. 그는 전국을 뒤져 좋은 황토를 찾았고 그 흙을 실어와 산길의 절반을 덮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에게 알렸다. 계족산 황톳길을 맨발로 함께 걷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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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에서 황톳길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 (주)맥키스 제공.
조 회장은 사람들이 많이 찾자 이듬해(2007년)엔 산중 이벤트를 기획했다. 숲 속 음악회였다. 오페라 가수(성악가)를 초빙해 숲 그늘 짙은 산중의 공터에서 야외공연을 펼치는 것이었다. 그 공연은 거창한 성악무대가 아니다. 소박한 나무 바닥에서 재밌게 구성한 노래를 성악가들이 불러주는 것이다. 공연은 뮤지컬과 개그 및 연극의 요소까지 덧붙여 재밌게 구성된다. 이 공연엔 이름도 붙였다. '뻔뻔한 클래식'이다. 뻔뻔은 영어로 재밌다는 뜻의 '펀(fun)'을 강조한 표현이다. 공연은 맥키스 오페라가 주관한다. 이 단체는 정진옥 단장을 비롯해 테너(장경환 박영범 구병래) 바리톤(이병민 고성현 여진옥) 피아노(박혁숙 박진영) 등 9명의 성악가와 연주자로 구성됐다.
뻔뻔한 클래식 공연은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주말(토·일요일 오후 3시)마다 열린다. 물론 무료다. 사람들은 산행의 피로를 풀면서 맨발로 편안하게 돌과 나무에 걸터앉아 공연을 감상한다. 공연단은 겨울엔 전국의 문화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100회 이상 공연한다. 그리고 산길의 황토는 매년 새로운 흙으로 보충돼 늘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이 역시 모두 맥키스가 하고 있다. 맥키스(MACKISS)는 알코올도수 21도의 고급소주다.
경남 함안 출신의 조 회장은 1992년 시작한 '5425'라는 음성정보사업으로 모바일콘텐츠 서비스 분야를 개척한 사업가로 2004년 소주 '린'을 인수해 '선양'을 창업했다. 그는 요즘 그가 개념화한 '에코 힐링'을 전파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강연하고 있다.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