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2007년 네이밍 스폰서를 도입하며 미약한 출발을 알렸던 지난날을 딛고 작년 사상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장밋빛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2014시즌 우승의 부푼 꿈을 안고 더욱 도약한다는 각오다. 2008년 3월 팀 창단식 모습. 스포츠동아DB
■ 프로야구단의 뿌리를 찾아서
프로야구 유일 자립형 구단
6. 넥센 히어로즈
2008년 현대 해체 동시에 8구단 히어로즈 설립
어려운 경제적 자립…선수 현금 트레이드로 연명
2010년 넥센타이어와 계약…선수들도 승승장구
작년엔 팀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성공
비인기 구단 설움 털고 올해는 ‘첫 우승’ 부푼 꿈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 한때는 ‘생존’과 ‘자립’이 목표였던 영웅들
출발과 동시에 부딪친 현실은 예상보다 더 혹독했다.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대기업들의 후원으로 유지돼온 프로야구에서 히어로즈의 등장을 반기는 이는 별로 없었다.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곧 매각될 것이다”라는 추측과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선례가 없으니 경제적 자립도 쉽지 않았다. 첫 네이밍 스폰서였던 우리 담배는 1년 만에 계약을 해지했다. 결국 삼성에 장원삼, 롯데에 황재균, LG에 이택근, 두산에 이현승을 차례로 보냈다. 현금 포함 트레이드였다. “선수를 팔아 구단 운영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 마침내 시작된 히어로즈 역사의 ‘2기’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이사는 2008년에 이런 ‘예언’을 했다. “2012년까지 팀의 기틀을 잡고, 2013년부터 우리 팀의 2기를 시작하겠다”고. 당시 그 말을 귀담아 들은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 호언장담은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 넥센은 2011년 말 프리에이전트(FA)가 된 이택근을 다시 데려왔다. 4년 최대 50억원을 건네 자존심도 세워줬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고, 신고선수로 들어온 서건창은 신인왕이 됐다. 처음으로 3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박병호 서건창 강정호)를 배출했다.
그리고 2013년이 왔다. 넥센이 고단했던 6년의 결실을 맺는 해였다. 정규시즌 3위에 올라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팀의 간판이 된 박병호는 2년 연속 MVP를 수상했고, 소방수 손승락은 투수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늘어난 스타 선수들과 높아진 팀 순위만큼 구단 살림살이가 좋아진 것은 물론이었다. 넥센은 성적에 걸맞은 파격적 연봉 계약으로 풍요로운 겨울을 보냈고, ‘비인기 구단’의 설움도 점점 잊어가고 있다. 이제 넥센은 당당히 2014시즌 ‘우승’의 꿈에 부풀어 있다. 히어로즈의 전성기는 지금 막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