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코스 두 번만에 국내 1위 심종섭 중학교 늦깎이 진학 육상 꿈 키워… 고교때 체전 1500-1만m 2관왕
심종섭(한국전력)이 16일 열린 2014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5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국내 남자 선수로는 가장 빠른 2시간14분19초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내 남자 선수로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심종섭(23·한국전력)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를 잃었다. 어린 나이에 충격은 컸고 방황도 길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 진학을 미뤘다. 그는 “아버지가 일용직으로 근근이 하루를 살아가는 집안 형편상 학교에 가는 것보다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동안 주유소에서 일하며 돈을 벌었다. 친구들이 교복을 입고 중학교를 다니는 것이 부러울 때가 많았지만 스스로 번 돈으로 지하 월세 단칸방에서 사는 것에 만족했다. 당시 아버지는 일을 찾아 대전으로 떠났고 그는 혼자 지내야만 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에도 한걸음 다가섰다. 올 국내 남자 최고기록을 세워 다른 선수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그는 “단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단 적이 없었다. 꼭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해 메달까지 목에 걸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중학교 때부터 간직했던 자신의 목표에도 한걸음 다가섰다. 그는 “단칸방에서 살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내 집을 갖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마라톤 선수로 성공을 하면 꼭 집을 사서 아버지를 모시고 함께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