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주장 김태수는 11일(한국시간) 부리람(태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원정에서 천금같은 선제골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김태수가 인터뷰 후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부리람(태국)|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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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리람전 첫 골 주인공 포항 김태수
“고무열 패스가 절묘…첫 승리 확신
쫓길 때는 중압감 컸지만 표정관리
리틀러스? 후배들 ‘컨트롤’ 내 임무
용병 없는 건 익숙하지만 아쉽기도”
포항 스틸러스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2014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예선 2차전을 하루 앞두고 10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포항 황선홍 감독은 “첫 골이 승부의 분수령이다”고 말했다. 많이 넣고, 덜 내주는 게 축구의 승리 공식이라고 하지만 부리람 원정은 수월하지 않다. 2013년의 FC서울도 원정에서 이기지 못했다. 11일 부리람의 아이(I) 모바일스타디움에서의 격전은 치열했다. 무게 중심이 포항으로 조금 쏠렸던 전반 19분, 골이 터졌다. 팀 허리를 책임진 주장 김태수(33)가 그 주인공. 올 시즌 부주장인 그는 무릎 부상으로 부리람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한 황지수(33)를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찼다. 측면 크로스를 받은 김태수는 아크 지역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이 올 시즌 첫 승을 예감한 순간이었다. 결국 포항은 2-1로 이기고 서전을 장식했다. 포항을 상징하는 ‘스틸타카(스틸러스+스페인식 ’티키타카‘의 합성어)’의 시발점이 돼 기분 좋은 90분을 보낸 김태수와 12일 부리람의 포항 선수단 호텔에서 만났다.
● 예감이 적중한 부리람 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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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열이와 볼을 주고받으면 결국 그게 찬스라는 느낌을 안고 경기에 임한다. (이)명주와 볼을 주고받던 무열이가 패스를 정말 잘해줬다. 상대 수비수를 맞고 들어갔는데 운도 따라준 듯 하다. 물론 행운도 노력의 산물이니까. 굳이 슛을 아끼려는 건 아닌데, 워낙 앞에서 잘 풀어주니 내가 할 틈이 없긴 하다. 세트피스 때는 욕심을 내고 있다.”
- 부리람 원정을 실제로 접하니 어땠는지.
“시작할 때 느낌이 왔다. 이긴다는 확신이 섰다. 후반은 정말 힘들더라. 후배들이 고맙고, 또 미안하다. 잘 버텨줘 감사하다.”
- 2골 차로 앞설 때와 2-1로 쫓길 때 분위기가 달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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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들과는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벤치에서 뭔가 열심히 외치셨는데, 전혀 들리지 않았다. 나중에 숙소에 돌아와서 서로 대화해보니 똑같은 생각을 했더라. ‘그냥 버티자’고.”
- 어쨌든 시즌 첫 승이었다.
“중압감이 컸다. 그렇다고 속내를 털어놓을 수도 없었다. 표정관리도 해야 했다. 자꾸 쫓기는 모습을 보이면 나쁜 영향이 생긴다. 그저 ‘즐겁게 하자. 걱정하지 말자’고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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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젊지만 강한 이름
- 선수들이 어리다보니 ‘리틀러스(어리다는 의미의 리틀+스틸러스)’란 이야기도 있는데.
“젊은 편이다. 분위기에도 민감하다. 잘 풀릴 때는 한없이 잘하다가도 꺾이면 주저앉는다. 아직 들쑥날쑥 한다. 굴곡이 심하다. 물론 경험이 채워줄 부분이다.”
- 코칭스태프가 기대하는 점은?
“간단하다. ‘컨트롤’이다. 밖에서 지시를 내려도 이를 따르는 건 선수들이다. 내가 경기에 뛰는 건 결국 후배들을 통솔하고 컨트롤하라는 의미가 담겼다.”
- 한동안 부상으로 팀을 떠났었는데.
“2012년 5월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을 급히 하다 금세 탈이 났다. 작년 3월 시즌 개막과 동시에 무릎이 또 망가졌다. 서둘러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러지 못했다. 후반기에나 뛰기 시작했는데, 무리해서는 안 됐다.”
- 후배들에 잔소리를 많이 한다던데. 어렵다는 이들도 있다.
“글쎄, 말수도 적지 않고, 잘 웃는 편인데. 유머감각도 좋고. 신인들은 아직 거리감을 느낄 법도 하다. 간혹 고성이 터질 때가 있긴 하다. 경기 중 나도 모르게 흥분했을 때다. 그래도 밖에선 꼭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
- 올 시즌 포항은?
“잘해야 한다. (우승권이 아니라는 평가는) 아쉬울 때가 많다. 그래서 더 끈끈해지는 면도 있다. 용병이 없다는 게 면역이 생긴 듯 하다. 없어도 잘된다는 생각도 있다. 그래도 한 명쯤 있어야 할 것 같긴 하다.”
- 베테랑인데, 팀 문화에 좀 더 녹이고픈 건?
“팬이 있어 우리도 있다. 소통의 중요성을 안다. 언제부터인가 킥오프 전, 선수들이 둥글게 모여 파이팅 하기 전 서포터스에게 다가가 박수를 치는 의식을 해왔다. 그래도 많이 부족하다. 좀 더 가까워지도록 한 번 아이디어 회의를 할 생각이다.”
부리람(태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