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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했던 현금車 탈취범, 그물망 CCTV는 못피했다

입력 | 2014-03-12 03:00:00

前 수송업체 직원 하루만에 붙잡혀




범행 하루 만에 체포된 S 씨. 부산=서영수기자 kuki@donga.com

2억1900만 원이 든 현금수송차량을 몰고 달아난 용의자가 사건 발생 약 21시간 만에 서울의 한 모텔에서 붙잡혔다. 지난해 말 수송업체인 V사에서 퇴사한 전 직원 S 씨(26)였다. 그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곧바로 검거할 수 있었던 데는 곳곳에 깔린 폐쇄회로(CC)TV가 큰 역할을 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1일 0시 15분경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모텔에서 S 씨를 붙잡아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10일 오전 3시 28분경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요금소 주차장에서 현금수송차량 도난사건이 발생한 뒤 차량이 발견된 곳의 CCTV에 찍힌 범인의 키와 걸음걸이가 S 씨와 비슷하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한 후 그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또 S 씨가 퇴사 직전 동료들에게 “절대 잡히지 않고 수송차량의 현금을 훔칠 수 있다”고 말한 점, 범행 전 친한 친구로부터 쏘렌토 차량을 빌린 뒤 이날 오전 1시 25분경 범행 현장 인근 청룡동을 통과한 사실도 CCTV를 통해 확인했다.

S 씨는 지난해 7월 입사한 뒤 경부고속도로 요금소 현금수송업무의 안전요원을 맡았기 때문에 차량 동선과 직원들의 움직임을 훤히 꿰고 있었다. 그는 현금 수금액이 가장 많은 월요일 새벽을 디데이로 잡았다. 범행 2시간 전 사건 장소에서 800m 떨어진 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범행 장소까지 걸어갔다. 현장에 숨어 있던 그는 현금수송차량이 도착한 뒤 직원들이 사무실로 이동하자마자 퇴사할 때 몰래 갖고 나갔던 예비 키로 차량 문을 열고 운전해 달아났다. 쏘렌토 차량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 그는 현금 가방을 옮겨 실었다.

S 씨는 “금고문이 열려 있어 쉽게 돈을 꺼낼 수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현금수송차량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아는 S 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이 차량을 4km 정도 떨어진 청룡동 골목길까지 몰고 가 버렸다. 이후 자신은 지름길로 2.1km를 걸어서 쏘렌토 차량까지 와 서울로 도망쳤다. 그는 오후 4시경 지인이 살고 있는 광진구 화양동에 도착해 한 모텔에 투숙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S 씨가 서울로 갔고, 휴대전화 전원을 끈 뒤 공중전화로 부모와 통화한 위치가 화양동이란 걸 파악했다. 경찰은 화양동 일대 CCTV를 뒤져 S 씨가 모텔에 투숙한 사실을 확인한 뒤 붙잡았다. 그가 훔친 현금 2억1900만 원 중 모텔비 등 50만 원만 빼고 2억1850만 원은 쏘렌토 차량에 그대로 실려 있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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