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정형외과병원
금정섭 원장
결국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잘 정도가 돼 전문병원을 찾은 문 씨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정밀 검진 진단을 받고난 뒤 ‘손목충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외부 충격에 의해 손목이 손상되거나 반복적인 사용으로 인해 연골이 찢어지거나 파열된 것. ‘손목충돌증후군’은 쉽게 ‘손목디스크손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 씨는 손목에도 디스크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는 치료를 위해 미용실 문을 닫아야 할까 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간단한 수술을 받은 뒤 당일 퇴원했다.
일반적으로 ‘디스크’ 하면 척추질환을 떠올리기 때문에 ‘손목디스크’ 진단을 받으면 놀라기 십상이다. 손목디스크는 새끼손가락 방향에서 손목을 이루고 있는 큰 뼈인 척골, 작은 뼈인 수근골들 사이에 끼어 있는 삼각형의 섬유연골로 손목에 가해지는 충돌을 완화하고, 손목을 돌리거나 뒤로 젖힐 때 쿠션 역할을 한다.
손목디스크 손상이 생기면 다섯 번째 손가락 방향으로 통증이 발생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는 물론이고 문고리를 돌리거나 자동차 핸들을 돌릴 때, 수건의 물기를 짤 때 등 일상생활에서 손목을 구부리거나 옆으로 꺾는 경우 통증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나타나 밤에 잠을 자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약물치료로 증세가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2개월 정도 치료를 받고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그이전이라도 명확하게 관절의 변화가 있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과거엔 절개 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엔 손목 관절내시경을 사용해 치료한다.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수술시간이 30분 정도로 짧고 출혈이나 감염 위험도 적다.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특히 관절내시경은 MRI 검사에서도 찾기 어려운 질환 발생부위를 찾는 데도 효과적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