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시민 114만 서명해 추진 방송법 등에 밀려 국회통과 안돼 9월 정기국회에서나 재상정할 듯
지난해 5월 착공한 국립부산과학관 조감도.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제공
10일 부산시와 부산과학기술협의회 등에 따르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었으나 ‘과학관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과학관육성법)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은 채 회의가 종료됐다.
국립부산과학관은 2006년 부산시민들이 “제2의 도시에 과학관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114만 명이 서명해 설립을 추진했다. 지난해 5월에는 기장군 기장읍 석산리 동부산관광단지 안 11만3000여 m²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과학관을 짓기로 하고 착공식을 가졌다.
하지만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정치 현안에 밀려 상정되지 못했다. 또 지난달 열린 임시국회 때도 방송법 등에 밀려 국회 통과가 무산됐다.
개정안은 6월 지방선거를 지나 9월 정기국회에서나 재상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통과 절차를 거치더라도 내년 초에야 공고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과학관육성법에 구체적인 법인 설립, 내용 등이 명시돼 있지 않으면 운영 준비 자체가 불가능하다. 관련법 개정 이후 법인 설립까지 6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개관은 최소 1년 정도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과학관은 자동차 조선 등 지역산업과 연관된 내용을 전시 주제로 잡고 있어 전문인력 확보도 쉽지 않다. 대구·광주과학관도 관련법 개정이 늦어져 과학관이 준공된 뒤 1년가량 개관이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직원 채용 비리, 운영예산 지급 지연 등의 부작용이 불거져 현재까지도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