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1년 맞는 프란치스코 교황… 남북 화해와 평화 수차례 강조
올해로 78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으로 헌신과 겸손을 몸소 실천해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는 물론이고 비(非)신자들에게까지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해 3월 제266대 교황에 선출된 교황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난 대부분의 전임 교황들과는 달리 1936년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가정의 5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노동자 계층’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에 열정을 쏟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기경 시절 모국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를 이끌면서 운전기사가 딸린 전용차 대신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자신의 식사를 손수 만들어 먹었던 청빈한 생활은 지금도 회자(膾炙)되고 있다.
교황은 지난해 ‘하느님은 신을 믿지 않는 이들도 용서하는가’라는 한 무신론자 언론인의 공개 칼럼 형식의 질문에 “진심과 뉘우치는 마음을 갖추면 신의 자비는 한계가 없다”며 “신앙이 없어도 양심에 따르면 된다”고 밝혔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교황을 ‘201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미국 남성잡지 에스콰이어는 지난해 12월 교황을 ‘올해의 베스트 드레서’로 뽑으며 “수수한 옷차림이 가톨릭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교황은 한국에도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해 3월 19일 즉위 이후 남북한 화해와 평화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역설했다. 다만 낙태, 동성애, 여성사제 서품 등을 반대한다는 점 때문에 보수주의자의 면모가 분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