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의과대로 다시 전환
주천기 가톨릭대 의과대학장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 다시 의과대학으로 전환하는 가톨릭대에 벌써부터 수험생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주천기 가톨릭대 의과대학장(58)을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 성의회관 7층 학장실에서 만났다. 주 학장은 “가톨릭대 의대는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 거기에 맞춤형 교육과정, 든든한 동문도 자랑이다. 기분 좋게 설렌다”며 웃었다.
○ 교수 임용 비율, 경쟁 의대 압도
주 학장은 먼저 “다른 대학보다 월등히 앞선 인프라”를 강조했다. 가톨릭대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전국 8개의 부속병원에 5700여 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국내 최대 규모.
가톨릭대는 의전원 체제 전환 전에도 이미 수험생들이 ‘명분의 서울대’냐 ‘실리의 가톨릭대’냐를 놓고 고민할 만큼 선호도가 높았다. 주 학장은 “특히 요즘 학생들은 경력·실력을 기르기에 좋은 환경인 종합병원을 선호한다. 8개 부속병원 모두 종합병원 규모인 가톨릭대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런 얘기는 허언(虛言)이 아니다. 가톨릭대 의대 졸업생 중 학교 수련의가 되는 비율은 100%에 가깝다. 최근 15년 통계를 보면 교수진으로 임용된 비율이 39%. 주 학장은 “보통 다른 유명 의대에서도 교수 임용 비율이 10%를 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기회의 천국인 셈”이라고 말했다.
교육 역량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일단 교수 수가 전국 의대 가운데 가장 많다. 166명으로 이뤄진 자문교수들이 학부 때부터 1 대 1로 학생들을 멘토링하기에 그물망 교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각계각층에 포진한 5000여 명의 의대 동문도 무시할 수 없다. 주 학장은 “각막 이식(1966년), 신장 이식(1969년) 등을 국내에서 최초로 성공한 대학이 가톨릭대”라면서 “현재 국내 의료계 성장을 선두에서 이끄는 상당수가 동문”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 인성 갖춘 진정한 의사 양성
서울성모병원 안과 센터장을 역임한 주 학장은 국내 안과계의 거두다. 국내 최초로 안구 기초 연구소를 개설한 주인공도 그였다.
그런 그가 생각하는 ‘전정한 의사’란 어떤 모습일까.
하지만 이젠 제자들에게 인성과 배려부터 강조한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야말로 윤리적으로 가장 성숙해야 할 직군이잖아요. 인성이 부족한 의사는 언제 양심을 팔지, 또 유혹에 흔들릴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또 자연스럽게 학교 자랑이 이어졌다. 가톨릭대야말로 ‘인성 교육의 메카’라는 얘기다. 그는 “천주교의 인간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교인 만큼 교육과정 역시 인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는 학생들이 의대에 입학하면 최소 1년 동안 ‘옴니버스 교육과정’으로 철학과 인문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매주 수요일은 아예 인문학의 날로 정했다. 다른 대학보다 3배 이상 의무 봉사활동 시간이 많고 공동체 훈련을 하는 이유도 인성 배양을 위해서다.
그는 “아픈 사람은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차별 없이 가장 좋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의 혜택을 누리는 건 환자의 기본 권리이기도 하잖아요. 학교가 실력에 인성까지 완벽한 의사를 기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죠.”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