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적정과학기술센터’ 개소… 체계적 지원 길 열려
국경 없는 과학기술자회 독고석 교수가 현지인에게 지하수와 빗물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정수 장치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프놈펜=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구호단체에서 지하수용 펌프를 설치했지만, 물맛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방치된 경우가 많다.
○ 적정기술의 핵심은 ‘현지와의 소통’
국과회는 지난해 박종수 선교사의 부탁으로 헤븐 마을의 지하수를 분석한 결과 이곳 지하수가 철분과 망간 성분이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성분들 때문에 ‘약수’ 같은 쓴맛이 나 주민들이 꺼렸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에 따라 지하수와 빗물을 동시에 정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기로 하고 국과회 윤제용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나섰다. 윤 교수팀은 모래필터 등으로 오염물을 1차로 거른 뒤 소금물을 전기분해할 때 나오는 염소로 미생물까지 말끔히 소독하는 방식을 처음 구상했다. 주민 500명이 함께 마실 수 있도록 1t 규모의 물탱크도 구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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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한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도상국에 과학기술로 봉사하려는 국내 과학기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2009년 출범한 국과회는 올해부터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달 1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캄보디아 국립기술대학(NPIC)에 ‘한-캄보디아 적정과학기술센터: 글로벌 물 적정기술센터(iWc)’가 문을 열었다.
초대 센터장에 선임된 최의소 고려대 명예교수는 “2017년까지 캄보디아에 머물며 현지인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보급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현지에 가장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고 현지인이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iWc는 미래부 적정과학기술 거점센터 구축·운영사업의 제1호 센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 역시 iWc를 시작으로 해마다 에너지, 생물자원 등 분야를 정해서 개도국에 적정 과학기술 거점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지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돕는 동시에 현지에서 필요한 기술로 새로운 비즈니스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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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