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녹색 유리기와… 색깔 오묘 귀족 집단장때 지붕 마감재로 인기, 통일신라부터 조선까지 특별규제
이동주 경북대 외래교수(사학)는 연세대 국학연구원의 학술지 동방학지 최신호에 실린 ‘삼국사기 옥사조(屋舍條)에 보이는 당와의 실체’란 논문에서 이 ‘천년 사치품’에 얽힌 역사를 소개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흥덕왕이 즉위 9년인 834년 신분에 따라 사용을 금지하는 사치품의 목록을 규정하는데, 평민은 물론이고 진골 귀족까지 공통으로 사용을 금지한 품목이 바로 당와였다.
당와는 중국 당대의 기와를 본떠 만든 녹색의 고품질 유리와(琉璃瓦)를 말한다. 녹유와(綠釉瓦)라고도 한다. 가마에서 한 번만 구우면 되는 일반 기와와 달리 도자기를 만들 때처럼 초벌구이한 기와에 유약을 발라 비교적 낮은 온도(900도)로 재벌구이를 하기에 오묘한 초록빛을 띠지만 유리처럼 쉽게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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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와는 여전히 사치품이었다. 조선왕조실록 효종 4년(1653년) 기록에는 화재로 불탄 궁궐 후원 별당을 수리하면서 당와를 쓰기로 한 것을 두고 재상 이경석이 “전하께서 (백성에게) 사치를 금하라 했으니 궁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간하는 대목이 나온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