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제3지대 신당’ 창당에 합의한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그제 “리스크(위험)가 있지만 판을 흔들 수 있다면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연대나 단일화 같은 기존 방식으로는 지방선거에서 효과가 없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새 정치’를 내세웠지만 선거 승리를 겨냥한 속내가 없다고는 못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안 의원은) 열대성 저기압으로 소멸하고 말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새누리당 내에선 55∼60%나 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유일한 선거 대책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 싶다. 야권의 지각변동에 대해 새누리당이 내놓는 것이 “야합 아니냐”는 비판밖에 없어서는 민심을 붙들 수 없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 불과 1년이지만 지방선거엔 중간 평가의 의미가 있다. 대선 공약까지 뒤집어버린 정치인들도 선거가 닥치면 다시 자성(自省)을 하고 새롭게 정책을 다듬는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만 믿고 시험공부를 하지 않는 수험생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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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국정을 책임지는 정당이라면 새 정치를 들고 나온 ‘민주+안철수당’과 당장 2월 임시국회에서 줄줄이 미뤄진 기초연금법, 경제 활성화 관련법, 북한인권법 등 시급한 현안 처리에 나서야 한다. 오죽 답답했으면 어제 박 대통령이 “진정한 새 정치는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겠는가. 새 정치가 어느 특정 세력의 전유물일 수는 없다.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만 가지고 거저 표심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오만 아니면 착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