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다. 인식의 싸움이다. 이 말은 곧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소비자의 인식이지 제품도, 브랜드도, 광고도 아니라는 뜻이다. ―카테고리를 디자인하라(김훈철 김선식·다산북스·2014년) 》
불황기 기업들의 최대 관건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일이다. 없는 수요를 새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소비자 스스로도 몰랐던 내면 깊은 곳의 욕구를 새삼스럽게 자각하도록 만들어야 비로소 ‘사고 싶다’는 욕구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욕구는 명확히 규정되지도, 한곳에 고정되지도 않는다.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며 어제와 오늘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 핵심은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다. 같거나 비슷한 제품이라도 아예 다르게 인식하도록 만들면 없던 욕구가 생길 수도 있다. 다르게 인식하도록 만들기 위한 모든 과정이 바로 ‘카테고리 디자인’이다.
광동제약의 ‘옥수수수염차’는 어떤가. 이 회사는 옥수수수염이 이뇨작용과 부기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가녀린 얼굴선을 의미하는 V라인과 제품을 연계해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 덕분에 시장에 먼저 나온 무수히 많은 다른 옥수수수염차들로부터 광동의 옥수수수염차는 차별화될 수 있었다. 미용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새로운 고객으로 포섭한 것은 물론이다. 시장에 음료로 존재하던 옥수수수염차를 미용 제품군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에 넣은 결과다.
소비자는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하나의 대표 제품만 기억한다. 아예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일은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