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추신수.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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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추신수로부터 얻은 교훈
‘손바닥 물집=훈장’ 옛말…스윙 하루 50개 충분
추신수 파워와 스피드는 다부진 근육에서 나와
넥센 김민성·강윤구 등 체중 불린 후 근육운동
훈련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체격을 키우고 체중을 늘릴수록 둔해진다? 누군가는 ‘진리’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편견’이라 한다. 넥센은 후자다. 굳이 따지자면 ‘조건부 후자’다. 애초에 중요한 것은 훈련의 ‘양’이 아닌 ‘질’이고, 체격이나 체중보다는 ‘근육의 균형’을 살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취임 이후 줄기차게 강조하고 실행에 옮긴 부분이기도 하다. 넥센 이지풍 트레이닝코치는 27일 “우리 팀은 훈련에 대한 고정관념과 싸우는 것 같다”며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난 텍사스 추신수(32) 선수를 보고 다시 한 번 확신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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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당시 메이저리그의 훈련방식을 궁금해하던 이지풍 코치에게 자신의 손바닥을 보여줬다. 물집 하나 없이 깨끗했다. 이 코치는 “추신수 선수에게 하루에 스윙을 몇 번 하느냐고 물으니 50개 정도라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 야구는 여전히 하루에 배트를 많이 휘두를수록 미덕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타격 메커니즘이 완성되지 않은 선수들은 반복훈련을 통해 몸으로 자신의 밸런스를 기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손바닥의 물집’이 결코 영광스러운 훈장만은 아니다. 이 코치는 “물집과 상처로 인한 통증 때문에 오히려 애써 자리 잡은 타격폼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작정 많이 휘두르는 것보다는 해답을 찾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다.
‘선 체력, 후 기술’을 주창하는 염경엽 감독 역시 애리조나에서 ‘3일 훈련 후 1일 휴식’이라는 파격적 일정을 밀어붙였다. 훈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 코치는 “혼자 암산을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계산기가 있으면 금방 끝나질 않나. 코칭스태프가 그 계산기가 돼주면 된다”며 “염 감독님이 이런 생각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시니 가능한 일이다. 타 구단보다 배팅 시간이 훨씬 적은데도 우리 팀 타자들이 잘 치는 데는 허문회 타격코치님의 공도 크다”고 설명했다.
● 파워와 스피드 겸비한 추신수의 다부진 근육
이지풍 코치는 추신수의 신체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신장이 180cm에 채 못 미치는 동양인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내로라하는 ‘5툴 플레이어’로 각광받을 수 있는 비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근육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코치는 “추신수 선수는 얼핏 보면 체중(95kg)이 많이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체격의 상당 부분을 근육이 차지하고 있어 빈틈이 없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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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