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행복한 사전’ 오다기리 조 방한
―이번 영화에서 비중은 작아 보인다. 사실상 조연인데….
“정해진 연기를 해야 하는 주연보다는 자유로운 조연이 좋다. 주인공 마지메는 고집 있고 딱딱한 성격이다. 하지만 내가 맡은 마시다는 정해진 게 없었다. 애드리브를 하고 감독과 상의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나 멋있지’ 하는 거 부끄러워서 할 수 없다. 가끔 보는 사람들은 잘생겼다고 할 수 있지만 40년간 매일 거울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하기 힘들다.”
―한국 팬이 많다. 인기 비결은….
“한국 남성의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 아닐까. 예의도 없고, 상황에 알맞은 옷을 입는 것도 아니고. 한국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걸 안 하다 보니 ‘저게 뭐냐’ 하면서 관심을 가져준 것 같다.”
―돼지국밥을 좋아한다던데 사실인가.
―영화에서 사전에 수록될 단어의 뜻풀이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배우’라는 단어의 뜻풀이를 한다면….
“와우. 하룻밤 넘게 생각해야 할 질문이다. (한참 생각한 후) 배우(俳優)의 한자는 사람 인(人)과 아닐 비(非)가 더해진 단어에 빼어날 우(優)를 붙였다. 즉, 내가 아닌 인물이 되는 걸 잘한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배우의 감성이나 인성은 배역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김혜린 인턴기자 서울대 불문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