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P SW개발진-LG전자 연구진 ‘협업 실험’
LG전자 웹OS 기반 스마트TV 개발팀. 사진 왼쪽부터 미국 실리콘밸리 연구소에서 일하는 리론 다미르, 콜린 자오 연구원과 서울 양재동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백선필 TV스마트상품기획팀장이 첫 작품인 웹OS TV 앞에서 웃고 있다. LG전자 제공
웹OS는 개인휴대정보기(PDA) 운영체제로 출발했다. 이 때문에 LG전자가 인수한 웹OS를 스마트폰 OS로 활용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11개월 만인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에서 LG전자는 예상 밖의 첫 작품을 내놨다. 웹OS 기반의 스마트TV였다.
LG전자는 올해 출시할 스마트TV의 70%에 웹OS를 장착할 방침이다. TV ‘빅 매치’가 예상되는 올해의 핵심 전략으로 웹OS를 선택한 것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한국과 미국의 연구진은 겉으로 보기엔 스타일이 달라 보였다. 하지만 올해 LG 스마트TV의 캐치프레이즈인 ‘Make TV simple again’(TV를 다시 간편하게)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 대표’ 백선필 TV스마트상품기획팀장은 “TV를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웹OS 연구진과 일하면서 그동안 갇혀 있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스마트TV도 결국 TV잖아요. TV가 좋은 게 뭐예요. 소파에 편하게 드러누워서 보고 싶은 걸 볼 수 있다는 점이잖아요.”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콜린 자오 웹OS TV상품기획팀 연구원의 말이다.
웹OS팀은 2012년 LG전자 연구팀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요즘 TV는 너무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TV를 만들어 보지 않았던 사람들이라 업계 밖의 시각으로, 진짜 소비자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한 것.
사용자경험(UX)팀 아트 디렉터인 리론 다미르 연구원은 “설치 과정부터 TV와 씨름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부터 만들었다”고 했다. 그 결과 탄생한 캐릭터가 ‘빈버드’다. TV를 사서 처음 켜면 익살스러운 표정의 빈버드가 등장해 ‘짹짹’거리며 설치를 돕는다. 총 6, 7단계의 입력만 거치면 누구나 쉽게 TV를 시작할 수 있다.
보고 있던 콘텐츠에서 다른 콘텐츠로의 전환도 간편하다. 여기에는 웹OS 특유의 멀티태스킹 기능이 힘을 발휘했다. 다미르 연구원은 방송 시청 중에도 웹페이지나 다른 콘텐츠로 화면을 멈추지 않고 바로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런처’ 기능을 디자인했다.
웹OS 스마트TV는 이르면 다음 달 초에 한국 시장에 출시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