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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선수 ‘꿀벅지’ 하지정맥류 불렀다?

입력 | 2014-02-17 03:00:00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2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이상화 선수(25·사진)가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여성치고 지나치게 발달한 허벅지 근육이 원인이라고 보도했지만, 전문가들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하지정맥류란 다리 부분의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혈액의 흐름을 심장 방향으로 유지해주는 정맥 안의 판막이 정맥 내부의 압력으로 손상되거나, 혈관 벽이 약해져 늘어남으로써 발생한다.

김지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는 “스케이팅은 다리의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오히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이상화 선수는 여성이라는 체질적 요인, 무거운 역기 들기 훈련으로 복압이 상승하는 바람에 정맥류가 심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가족력 혹은 유전적인 요인이 손꼽힌다. 특히 어린 나이에 생기거나 임신 전 여성에게 생기는 정맥류는 유전에 의한 경우가 많다. 또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여성의 하지정맥류가 남성보다 2배 이상 많다.

마지막으로 직업이나 생활습관이 하지정맥류를 부를 수 있다. 미용사나 군인, 교사처럼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것을 많이 드는 직업이 특히 위험하다. 이 밖에도 꼭 끼는 옷 입기, 비만, 변비, 갑작스러운 복압 상승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가 생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은 미용상의 문제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는 만성 다리통증, 하지 피로감, 부종 등 다양한 증상을 불러올 수 있다. 이를 오래 방치하면 피가 굳어 생기는 혈전정맥염 같은 합병증을 부르고 심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늘어난 정맥류는 제자리로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하지정맥류는 늘어난 정맥을 제거하는 절제술, 정맥 내 폐쇄술 등으로 치료한다. 조용필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다리 정맥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방법을 통해 정맥류의 악화와 재발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서영석 인턴기자 연세대 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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