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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 왔다더니… 유흥업소 취업

입력 | 2014-02-14 03:00:00

우즈베크女에 “비자 쉽게 나와” 10명 입국시킨 브로커 구속




돈벌이를 위해 한국에 들어오려던 우즈베키스탄 여성 세리포바(가명·26) 씨는 2012년 9월 현지 브로커에게 “한국의 ‘의료관광’을 이용하면 손쉽게 입국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8500달러를 건넸다.

한국 브로커 양모 씨(58)는 한국의 의료관광 여행사 대표에게 ‘동대문 무역상인데 해외 의료 관광객을 모아줄 테니 대신 초청해달라’고 속였다. 여행사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진료예약을 한 뒤 세리포바 씨를 초청했다. 세리포바 씨는 지난해 1월 입국했지만 산부인과 진료는 받지 않고 1만7000원짜리 기초검진만 받은 뒤 유흥업소에 취직했다. 같은 해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우즈베키스탄인 10명이 이런 방식으로 입국했다.

환자로 위장한 입국자들 가운데 실제 진료를 받은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형식적인 검진만 받았다.

법무부 이민특수조사대 관계자는 “한국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10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의료관광 비자로 입국한 것”이라며 “입국 후 상당수가 유흥업소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각종 수단으로 이들의 체류 기간을 불법 연장했다. 세리포바 씨에게서 600만 원을 받고선 한국에 와 있는 ‘고려인’(중앙아시아 지역의 동포)과 결혼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정부에 제출했다. 고려인은 한국 출입과 취업이 자유로운 점을 악용한 것. 또 소송을 하고 있으면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해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했던 헤하이 씨(36·여·우크라이나)와 짜고 허위로 대여금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의료관광을 이용한 출입국 브로커를 단속 중인 법무부 이민특수조사대는 양 씨(구속)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허위 서류를 만든 공범 박모 씨를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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