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프 슈미드 대표 “기능성 우위전략 집중하고 무비스타 모델은 안써요”
슈미드 대표는 2003년 19개 대형 아웃도어 브랜드가 모여 만든 유럽아웃도어그룹(EOG·European Outdoor Group)의 초대 의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 EOG 의장에 재선임돼 올해부터 2년간 의장직을 다시 맡게 됐다.
슈미드 대표가 이달 초 시장조사와 브랜드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동아일보 A style은 7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그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아웃도어 시장과 마무트의 브랜드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라이선스 대신 직접 진출로 ‘돌직구’
스위스에 있는 마무트 본사의 테스트 및 디자인 연구소에서 신발 디자인을 살펴보는 직원들의 모습. 마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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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한국에 다녀간 게 이미 열댓 번은 넘는다”고 말할 만큼 한국을 자주 찾는다. 2012년에는 한국의 아웃도어 환경을 체험해 보기 위해 직접 북한산에 오르기도 했다.
“유럽의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들로부터 ‘한국 시장은 굉장히 독특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어요. 이것 때문에 많은 외국 브랜드들이 한국에 직접 진출했다가 이내 포기하고, 라이선스 사업으로 전환하는 듯 하더군요.”
하지만 마무트는 ‘돌직구’를 택했다. 라이선스 사업 대신 직접 공략을 택한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 국내 프리미엄 아웃도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프로젝트 코리아’를 가동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슈미드 대표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한국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한국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한국을 위한 진짜 스위스 아웃도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품질의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로프 제조업체에서 시작한 브랜드의 역사”라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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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드 대표는 “한국 아웃도어 시장의 트렌드인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상품 개발 전략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능성 중심의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마무트가 만드는 제품들은 기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통 장기간의 필드 테스트를 거친다. 이 때문에 개발에 들어간 제품 중 3분의 1 정도만이 1년 안에 제품화된다. 나머지 3분의 2는 모자란 부분을 개선하고 추가적인 연구를 거쳐 1년 또는 2년 뒤에야 모습을 드러낸다.
슈미드 대표는 “한국 아웃도어 업계에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유행이 끝나면, 전통을 가지지 못한 브랜드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다른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입소문’으로 고객 신뢰 얻는다
마무트를 비롯한 주요 유럽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유명 광고모델을 잘 쓰지 않는다. 슈미드 대표 역시 “이른바 ‘무비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12년인가 13년 전에 한 브랜드가 힙합 그룹을 모델로 기용한 적이 있었어요. 모델들에게 브랜드 이름을 큼직하게 붙인 다운재킷을 입히지요. 처음 두 시즌은 굉장히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룹의 인기가 시들자 매출이 50% 급감하는 등 위기에 처하더군요. 그 회사는 부도 위기까지 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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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드 대표는 마지막으로 “지난해 마무트 스포츠그룹은 글로벌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무트코리아는 이를 위해 올해 한국인의 체형에 맞춘 제품의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국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