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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사범 재출마 원천봉쇄해야

입력 | 2014-02-11 03:00:00

[막오른 지방선거]
2002년이후 당선무효 기초단체장… 52명 중 28명 사면복권 ‘면죄부’
프랑스, 부패 정치범 사면 금지




재임 중 정치자금, 뇌물을 받는 등 부정부패와 관련해 처벌을 받은 사람이나 선거사범은 형 집행이 종료된 후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하지만 동아일보 분석 결과 2002∼2010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던 기초단체장 52명 중 28명(53.8%)은 사면복권이라는 ‘면죄부’를 받았다. 이들 중 17명은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했거나 이번 6·4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이 재출마 기회를 부여해준 셈이다.

임호경 전 전남 화순군수는 2002년 취임 한 달도 안 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낙마했지만 2008년 특별 복권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했고 올해 다시 군수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선거법 위반으로 역시 중도 하차한 전형준 전 화순군수도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전 전 군수도 사면 복권돼 출마 자격은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프랑스는 부정부패와 관련된 정치범은 사면할 수 없도록 법으로 되어 있고 선거 재출마 자체가 안 되도록 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이라기보다 정치개혁의 하나로 이런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직선거법 제265조의 2에 따르면 선거범죄로 당선 무효된 이들에 한해서는 선거 때 보전받은 비용을 반환하도록 되어 있다. 국회의원이나 도지사 등 다른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혹은 선거법 이외에 다른 법으로 처벌받아 중도 낙마한 이들은 선거 보전비용 반환 의무가 없다. 기초단체장이 중도 낙마한 재·보선 선거구당 5억6000만 원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감안하면 기초단체장 개인의 귀책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표를 잘못 뽑은 유권자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군수나 시장, 구청장이 낙마한 뒤 명예회복이라는 그럴듯한 이유로 부인이나 가족이 대신 출마하거나 심지어 형이 확정되기 전에 구속된 뒤 옥중 출마하는 경우도 있다.

독일은 단체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경우 재선거를 하지 않는다. 주민들이 대표를 잘못 뽑았으니 대표 없는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민들의 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한 것.

재·보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선거 때마다 선거법 위반이 속출하거나 단체장들의 부정부패가 이어지는 지역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특별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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