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연재 식당 10개 모아 ‘식객촌’ 문여는 허영만 화백-서대경씨
식객촌을 기획하고 탄생시킨 만화 ‘식객’의 원작자 허영만 화백(오른쪽)과 서대경 ㈜플렉스플레이코리아대표가 식객촌 음식점 중 하나인 ‘수하동’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만화 속의 식객촌을 현실로 불러낸 주역은 원작자인 허영만 화백과 서대경 ㈜플렉스플레이코리아 대표다. 두 사람은 ‘식객’이란 브랜드로 여러 가지 사업을 함께 해 왔다. 동아일보는 4일 오후 그들을 식객촌 음식점 중 한 곳인 ‘수하동’에서 만나 사연을 들었다.
먼저 말문을 연 사람은 서 대표였다. 식객촌 기획은 두 사람이 공동으로 했지만, 실무를 맡은 사람은 그였다. 서 대표는 “준비 기간인 1년 동안 머리가 다 빠질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면서 “10개 식당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식당주들을 각각 10번도 넘게 만나 설득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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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곰탕으로 유명한 ‘수하동’을 입점시키기 위해서는 강남구 대치동 본점에 20번도 넘게 찾아갔다. 장석철 수하동 사장은 “굳이 새로운 지점을 내지 않아도 먹고살 만한데 새로운 지점을 낸다는 것이 과욕이라고 생각했지만, 허영만 화백을 실제로 보고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음식과 관련해서는 ‘한가락’ 한다는, 자존심이 강한 업주들과 입점 위치, 간판 모양, 인테리어 등 세부사항에 대한 의견을 맞춰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서 대표는 “10개 식당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어느 식당에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려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허 화백은 “식객은 2000년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9년 넘게 공들여 만들어 낸 작품”이라며 “식객촌을 통해 청진동 개발로 사라진 서민들의 먹자골목 ‘피맛골’을 부활시킨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만화에 등장한 수많은 음식점 중 10개를 선정하면서 맛과 스토리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물론 충분한 자격 조건을 갖췄으나 현실적인 이유로 입점할 수 없었던 업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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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촌에는 수하동 외에 참누렁소, 벽제한우설렁탕 청미, 봉우리한정식, 오두산메밀가, 오뎅식당, 전주밥차, 부산포어묵, 무명식당, 만족오향족발 등이 입점한다. 일부는 현재 영업중이다.
황수현 기자 soohyun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