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구글, 신입부터 사장까지 모두 ‘구글러’

입력 | 2014-02-05 03:00:00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1부>나는 동네북이 아닙니다
해외기업선 호칭 어떻게




아시아를 제외한 해외 기업들은 대부분 직급에 따른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이름을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예의를 차려야 할 상황에서는 남자 직원은 이름 앞에 ‘미스터’, 여자 직원은 ‘미스(또는 미즈)’를 붙이는 정도다.

직급 구분도 훨씬 단순하다. 대리∼차장급은 매니저, 부장급 이상은 디렉터로 묶여 있다. 부서별 책임자는 ‘슈퍼바이저(관리자)’라는 직함을 갖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호칭은 아니다. 입사 연차와 나이도 회사 내 서열을 가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부하 직원에 대한 폭언은 발각될 경우 인사고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모욕죄로 가해자가 법정에 서게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정보기술(IT)업체 구글은 상하를 막론하고 모든 직원을 ‘구글러(googler·구글에서 일하는 사람)’라고 부른다. 신입사원에게는 배려 차원에서 뉴(new)와 구글러를 합해 ‘누글러’라는 애칭을 한시적으로 붙인다.

구글의 한국지사인 구글코리아도 임원과 평사원, 인턴사원을 구분하지 않고 ‘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의 기업문화를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과정에서 호칭 문제를 가장 고심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독일 자동차회사 BMW의 한국지사인 BMW코리아는 2008년 대리∼이사급의 직급을 매니저로 통합했다. 이 회사 김효준 사장은 직원들에게 영문 이니셜인 ‘HJ’로 불린다. 권위적인 호칭을 없애고 열린 소통을 강조하기 위해 김 사장이 직접 정한 지침이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지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아시아 기업들은 여전히 엄격한 임직원 간 서열을 강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기업에서는 임직원 간 서열에 맞게 깍듯이 호칭을 부르고 상황에 맞는 경어를 사용하는 게 당연시된다. 사원과 과장 사이에 주임, 계장이 있고 부장과 이사 사이에 ‘이사대우’라는 직함을 두는 등 직급 구조도 세분되어 있다.

초창기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 기업 상당수가 비슷한 직급 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