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생명나무 #5-4-7, 2013년.
‘마른 나뭇가지가 품고 있는 생명력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심하다가 자연광, 플래시, 서치라이트 세 종류의 빛을 사용하게 되었다. 생명나무의 빛은 나무의 겉모습이 아니라 존재의 아우라(독특한 기운)를 드러내기 위한 빛이다. 그래서 나는 그 빛이 요란하기보다는 오묘하길 바랐다.’―이정록
동영상에는 작가가 바다에 나무를 설치하고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주에 걸쳐 갖은 고생을 감수하면서 사진을 찍은 과정이 담겨 있었다. 디지털 보정한 작품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수정도 가하지 않은 진짜 사진이라는 점을 증명해준 셈이다. 아울러 작가는 사진을 찍을 장소와 시간만 선택할 뿐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진정한 주체는 자연의 빛과 인공의 빛이 만나는 극적 순간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