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막 올리는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서 주인공 빅터역 유준상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주인공 빅터 역을 맡은 유준상. 60대에도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그는 “무대에서 칼싸움을 해도 속도는 20대에 안 밀려요. 물론 하고 나면 엄청 힘들지만요”라며 웃었다. 나무엑터스 제공
유준상은 요즘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3월에 막을 올리는 이 작품에서 류정한 이건명과 함께 주인공 빅터 역을 맡았다. 그는 대본 연습 때부터 많이 울었다고 했다.
“원래 잘 울어요. 연습 때 많이 울어둬야 공연 때 엉엉 울어서 망치지 않거든요. 외롭고 상처 많은 빅터가 괴물을 만든 뒤 간절한 마음으로 ‘일어나 일어나’ 하며 노래 부르는 장면이 있어요. 빅터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솟구쳤어요.”
유준상은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
“솔직히 가수들만큼 노래는 못하죠. 하지만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섬세한 표현도 가능하고요.”
그때 후배 배우 4명이 카페로 우르르 들어왔다. 유준상이 큰 소리로 외쳤다.
“야, 밥 먹었어? (카운터를 향해) 얘들 먹을 것 좀 주세요!”
“니네들 나 있는 거 알고 일부러 온 거 아냐?” 후배들의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서인지 유준상은 얼마 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깜짝 출연하는 등 카메오 요청도 마다하지 않는 편이다. 극중 이휘경(박해진)의 직장 상사로 등장해 휘경이 “천송이(전지현)가 내 여자친구”라고 하자 “천송이가 네 여자친구면, 김남주가 내 마누라다”라고 받아친 것.
“코미디도 잘하고 싶어요. 웃기면서 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공연 연습할 때 후배들에게 농담을 툭 던져요. ‘빵’ 터지면 ‘나 아직 살아있구나’ 하고 뿌듯해요. 던졌는데 반응 안 좋으면 바로 접죠.”
그는 지난해 말 ‘주네스(Junes)’라는 첫 앨범을 냈다. 모든 곡을 작사, 작곡했다. 앨범은 얼마나 팔렸을까.
뮤지컬 ‘그날들’에 함께 출연했던 여배우 3명으로 구성된 ‘타우린’이란 그룹을 만들었다. 타우린은 자양강장제 성분인데, 배우 오만석이 작명했다. 타우린이 자리를 잡으면 기획사를 소개해 줄 예정이다.
유준상은 2012년 ‘행복의 발명’이라는 책을 냈고 지난해에는 작업한 그림과 사진을 담은 아트북도 펴냈다. 하고 싶은 건 뭐든 자유롭게 하는 그를 사람들은 ‘피터팬’이라 부른다.
“글 쓰는 걸 좋아하는데 10년 전에 ‘소년, 너를 떠나보낸다’라고 썼어요. 너무 슬펐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굳이 소년을 떠나보낼 필요가 있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불러들였어요.(웃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